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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이집트 대통령 국빈 초청…인권단체 비판|아침& 세계

입력 2020-12-09 08:51 수정 2020-12-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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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정상 회담을 했습니다.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 단체들은 반 인권적인 처사로 논란을 빚고 있는 엘시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 궁을 찾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초청으로 이뤄진 두 정상의 이번 만남에는 프랑스 의장대도 도열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친근감도 표시했습니다. 두 정상이 만남을 가진 엘리제 궁 앞에서는 인권 단체들이 밤 늦게까지 시위를 벌였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군부 쿠데타를 일으키고 전 정권을 축출한 이후 지금까지 관련자 2400여 명을 처형하는 등 인권 탄압을 자행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8년에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개헌을 통해 2030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처럼 반 인권적인 처사로 비판을 받고 있는 엘시시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성대하게 맞이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은 이집트와의 관계에서 인권 상황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저는 (이집트 정부의 인권) 문제를 국방 및 경제협력 상황에 조건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첫째로 저는 국민의 주권과 우리의 정당하고 호혜적인 이익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테러와의 전쟁과 지역 안정 측면에서 협력국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보이콧보다는 대화를 요구하는 정책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엘시시 대통령 역시 기자 회견에서 인권 탄압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했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이집트 대통령 : (억압적 국가라는) 주장은 부적절합니다. 지역안정과 국민을 위한 일을 억압적이라고 하고 이집트를 지목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이집트의 과거 정치 상황 중 하나일 뿐입니다.]

프랑스와 이집트 양국 정상회담의 배경과 논란 프랑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프랑스에서 국제 정치학을 전공하고 한국 유럽 학회장을 지낸 이승근 계명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프랑스에게 이집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먼저 궁금합니다. 일단 이집트는 테러리즘 근절을 위해서 손잡은 프랑스의 협력국이고요. 프랑스산 무기를 많이 구매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이집트는 과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 및 근대화를 위해 프랑스의 협력을 받은 바 있고 이후 영국의 지배 및 세력권에서 벗어나 1922년 독립하면서 영국보다는 프랑스와 가깝게 지내며 영연방에 속하지 않고 오히려 프랑크포니 즉 불허권에 속할 만큼 양국 간의 관계가 매우 깊다고 하겠습니다. 전략적으로도 같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오랜 지역갈등국인 터키를 견제하기 위해 이집트는 특별히 프랑스와 긴밀한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국 모두 터키와 갈등하는 가운데 이집트가 프랑스로부터 군함과 나팔전투기를 구매하는 등 중요한 고객이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리즘에 공동 대응하는 동맹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인권단체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엘시시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하고 인권상황은 문제삼지 않겠다 이렇게 못박은 의도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프랑스와 이슬람의 갈등이 격화돼오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세요?

    지난 10월 프랑스 역사교사 참수사건 이후 프랑스의 강력한 대응에 따라 친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에르도완 터키 대통령이 아랍권 국가들에 대해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하였고 많은 국가들이 이에 동조하는 등 프랑스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에르도완 대통령이 동지중해 가스전탐사 문제와 시리아, 리비아 내전 대응 문제로 프랑스와 갈등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 참수 사건 등을 계기로 대립각을 더욱 세움으로써 이슬람 국가들의 단결을 꾀하며 이 프랑스를 내몰고 있음에 따라 프랑스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반인권적 처사로 인권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마는 이 마크롱 대통령이 아랍권 나라 중 특히 이 프랑스와 가까운 이집트의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함으로써 이 프랑스 내 무슬림과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의 의지를 대대적으로 표명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이 실제로 프랑스와 이슬람 관계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을 하십니까?

    이슬람 국가, 즉 IS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2014년 6월 이후 유럽 국가 중 특히 프랑스에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과거 프랑스가 지배한 여러 이슬람 지역 출신의 프랑스 이민 2, 3세대가 이 프랑스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음으로써 갈등이 계속 분출되고 있고 이 프랑스가 국가와 종교를 분리하는 라이시테, 즉 세속주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함에 따라 프랑스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대외적으로 IS 등 이슬람 과격주의 척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무슬림과의 갈등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 두 정상의 만남으로 프랑스 내에서 테러문제가 바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 다급한 프랑스로서는 친서방주의를 표방하며 프랑스와 가까운 이집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해결책 마련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엘리제 궁 앞에 모인 인권 운동가들은 매일 매일 공화국의 가치를 외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이 인권 탄압 의혹의 정점에 서있는 이집트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양국 관계에서 인권 상황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앞뒤가 다른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외교의 현실과 인권의 가치 사이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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