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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취준생 죽음 부른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일당 93명 검거

입력 2020-11-04 16:19

부산경찰청 조직원 93명 검거, 26명 구속…피해액 100억원에 달해
김민수 검사 위장해 통화한 조직원은 추적 중
부산경찰·부산은행, 은행 순번대기표에 보이스피싱 주의 문구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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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조직원 93명 검거, 26명 구속…피해액 100억원에 달해
김민수 검사 위장해 통화한 조직원은 추적 중
부산경찰·부산은행, 은행 순번대기표에 보이스피싱 주의 문구 넣어

'검사 김민수'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던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보이스피싱 전문 범죄단체 조직원 93명을 붙잡고 이 중 26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5년간 중국 내 8개 지역에서 검찰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저금리 대환 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10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직폭력배 30대 A씨는 국내 조직 폭력배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을 결성했다.

조직원들은 해외에 콜센터 등을 구축한 뒤 총책임자, 팀장, TM(전화상담), 통장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했고, 각자 지위에 따라 범죄 수익을 분배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개를 마련한 뒤 내국인을 상대로 범죄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청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들은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피해자 금융계좌가 연루된 것처럼 속여 안전관리 명목으로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대포통장으로 피해금을 가로챘다.

또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 캐피탈, 최저 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유인한 뒤 피해금을 받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심지어 이들은 가짜 검사 사무실을 꾸며 영상통화를 하는 등 범행에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93명 중은 조직원 52명, 인출책 12명, 대포통장을 제공한 사람은 2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지난 5년간 피해자 300여 명으로부터 받은 돈은 100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피해자 중에는 지난 2월 전북 순창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거짓 수사 압박을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취업준비생 A씨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조직원은 A씨에게 조작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내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A씨와 통화를 한 조직원은 현재 경찰이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고 금융 거래 등을 분석, 추적해 강제소환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계좌로 송금이나 직접 전달을 유도하거나 금융기관의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절대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9월 보이스피싱 척결을 부산 경찰 7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피해자가 범인에게 피해금을 전달할 때까지 범죄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부산경찰은 부산은행과 협업해 시민이 금융기관에 오면 반드시 뽑아서 읽어봐야 하는 순번 대기표에 "돈을 요구하는 낯선 전화·메시지는 100% 보이스 피싱 사기입니다"라는 내용의 주의 문구를 넣는 등 예방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범을 검거해도 피해 회복이 어려우므로 수상한 전화 통화 내용 및 범죄 수법 등을 유념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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