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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루사' 실수 LG 신민재…'끝내기 안타'로 명예 회복

입력 2020-11-0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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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를 시작한 지 다섯 시간 가까운 연장 13회 말, 승부를 끝낸 이 안타는 대타가 아닌 대주자가 만들어냈습니다. 발이 빨라서 발로 점수를 내라고 내보낸 대주자 신민재 선수가 어제(2일) 대주자로는 실수를 했지만, 대신 타석에서 팀에 준플레이오프를 선물했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 키움 3:4 LG|와일드카드 1차전 >

연장 12회 말, 한 점이면 승패가 갈리는 아슬아슬한 순간.

발로 점수를 내야 하는 '대주자' 신민재는 실수로 득점 기회를 한순간에 날렸습니다.

[중계 해설위원 : 결국 신민재 주자가 다소 판단력이 좀 아쉬웠습니다.]

LG 채은성이 때린 공에 순간 2루로 뛰려다가 1루로 다시 돌아오지 못한 겁니다.

소중한 순간, 실수 하나 때문에 키움에 역전당한 LG.

그렇게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던 신민재는 바로 다음 회 스스로 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연장 13회 말, 이천웅의 안타로 다시 동점이 된 순간, 타석에서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낸 겁니다.

4시간 57분.

와일드카드 경기 역사상 가장 길었던 승부를 신민재의 한 방이 끝냈습니다.

[신민재/LG : 수비하면서 실수하지 않도록 집중하고 타석 한 번만 기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프로 5년 차인 신민재는 그동안 누군가의 발을 대신하며 프로 인생을 이어왔습니다.

육성 선수로 시작해, 재작년 LG에 입단했고 100미터를 약 10초에 뛰는 무척 빠른 발로 홈을 척척 훔쳐내며 팬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올해 자신이 출전한 68경기에서 타석에 선 건 딱 32번.

시즌 안타 수가 도루 갯수와 같을 만큼 그라운드의 주인공이 된 적이 없었기에 키움은 어제, 고의사구를 주고 만루를 채운 뒤 신민재와의 승부를 선택했지만, 신민재는 보란 듯 상대팀의 예상을 뒤집고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습니다.

[류중일/LG 감독 : 신민재 선수를 할까, 양석환 선수를 할까 고민 좀 하다가 신민재 선수를 택했거든요? 그게 성공적이었습니다.]

큰 실수에 좌절하기보다, 더 큰 안타로 짜릿한 반전을 만든 신민재.

LG는 내일부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데, 상대팀은 신민재를 신고 선수로 받아줬던 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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