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민주, 당헌 개정 '속전속결'…야당 "국민 향한 의도적 폭거"

입력 2020-11-03 18:30 수정 2020-11-03 18:36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3일) 당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투표 결과 478명이 참여해서 316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민주당은 내년 보궐 선거 공천의 족쇄가 풀린 만큼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의 비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 민주, 당헌 개정 '속전속결'…국힘 "민주당은 소시오패스" >

더불어민주당이 속전속결로 당헌 개정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존 보궐선거 관련 당헌에 단서를 하나 달았는데요.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겁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번에 뜻을 저희들이 온라인 투표로 여쭤본 결과 매우 높은 투표율과 매우 높은 찬성률로 당원들께서는 후보자를 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 하는 판단을 내려주셨습니다. 당헌 개정안도 우리 전당원 투표의 결과를 반영한 그러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높은 찬성률은 알겠는데, 높은 투표율이라. 하긴, 투표율이 10%였든 한 자릿수든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을 듯싶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의원 : 권리당원 투표를 하는 것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당의 권리당원들에게 내년 4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묻는 과정인 겁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예를 들어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다고 해서 그 대통령의 당선의 유효성 논란이 있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습니다.]

정치적 과정, 맞습니다. 명분을 얻으려는 과정 말입니다. 반발 여론을 그대로 두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아침 라디오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출동해 전방위 방어에 나섰습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기존 당헌이 헌법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당의 존립 가치 가운데 가장 핵심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을 돕는 조직이란 겁니다. 기존 당헌이 헌법에 부합하지 않다는 건데요. 그럼 애초에 이런 위헌적인 당헌을 왜 만들었나 싶습니다. 그럼 없앨 일이지, 왜 단서조항까지 달아가며 당헌을 유지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없애진 못했지만, 의미를 축소하고 싶긴 한가 봅니다. 기존 당헌의 취지가 이미 사문화됐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그동안의 윤리적 기준에 대해서 5년간 많은 윤리적 기준이 많이 강화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당헌의 취지 자체가 많이 사문화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당헌이 사문화되긴 했습니다. 다만, 원인은 다릅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의 분석, 들어볼까요.

[JTBC '뉴스룸' (어제) : 최고 4000만원의 정치자금 부정수수, 사기, 범인도피교사, 감금·폭행 의혹 등의 사유로 치러진 이렇게 5건의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냈습니다. 상대 당이나 언론에서 비판이 나오면 보통 중대한 사유가 아니다, 이런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실상 당헌 해석에 예외를 두는 사례가 반복돼 왔던 겁니다.]

방어 논리가 좀 궁했나 봅니다. 소설까진 아니더라도, 가설을 세워 역공에 나선 분도 있었습니다.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종인 비대위원장께서 민주당이 정직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하시고 강도 높게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께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셨어도 아마 같은 선택을 하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유권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일을 정당이 할 수 없다, 라고 아마 판단하셨을 것 같습니다.]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당장 민주당 원로의 입에서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원조 '친노'로 불리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한 단어로 민주당의 행태를 평가했습니다. "탐욕스럽다"는 겁니다. 명분과 실리 중에 정치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국민의힘도 한층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전당원투표라는 말은 전체 당원의 뜻을 모은다는 말인데 이제 민주당발 전당원투표는 앞말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아마 사전에 올라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번 대통령께 질문합니다. 민주당이 하고 있는 이런 당헌 개정 절차가 대통령의 뜻에 맞는 것인지 또 요건을 갖춘 것인지 답변해 주시길 바랍니다.]

앞서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중도 사퇴로 치러진 선거에 국민의힘도 공천을 하지 않았느냐, 역공을 취했었는데요. 언어도단, 말문이 막힌다고 응수했습니다.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한테 약속인 당의 헌법 당헌에도 그런 규정이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저희 당 사람들도 탄핵에 참여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 다 이거는 정치적 사건입니다. 이번 민주당같이 완전 성추행이라든지 대단한 어떤 하자, 중대 하자가 있는 그런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격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그렇게 해석하지 말아야, 이 해석은 언어도단이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민주당이 '소시오패스 같다'는 격한 표현도 나왔습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 저지르면서 양심에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고 하는데, 이번 민주당이 보여준 것은 어떤 대한민국의 정치와 민주주의, 그리고 국민을 향한 의도적인 폭거라는 점에서 소시오패스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명분 싸움에서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은 아닌 듯합니다.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말이 있죠.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돌입을 해야 좀 잠잠해질 듯싶습니다. 민주당은 조만간 선거기획단을 꾸리고, 이달 중순쯤엔 후보자 검증위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선거 준비를 서두르는 이유, 다 계획이 있는 거겠죠.

< 오세훈 "우릴 너무 폄하" vs 김종인 "분발하라"…홍준표 "좁쌀 정치"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제(2일)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들과 막걸리를 기울였습니다. 내년 보궐선거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김 위원장과 당내 후보군들 사이가 좀 껄끄러웠죠.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그동안의 감정을 털어낸 겁니다.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에게 그동안 섭섭했던 감정을 토로했다고 하는데요. "당에 후보가 없다"는 말이 가슴에 박혔었나 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우릴 너무 폄하한다" 불만을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그냥 듣고 있을 김 위원장이 아니죠. "그러면 당내 후보들이 분발하면 된다" 맞받아쳤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의 뼈 있는 말은 회동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내가 지금 내 위치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가능하겠느냐' 하는 거 생각할 수 있으니까 별로 이렇게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에 큰 잡음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

'감'이 안 되면 나서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당내 후보가 없다"는 말이 가슴에 맺혔던 사람이 한 분 더 있습니다. 바로 무소속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 의원은 "이미 우리 당 후보들을 모두 폄하해버려 어느 후보가 선택받더라도 상처뿐인 출마"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이라. 분명 무소속인데, 복당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읽힙니다.

홍 의원은 이어서 "우리끼리 쪼개고 제외하는 속 좁은 '좁쌀 정치'를 어떻게 우리 지지층들이 받아주겠냐"고 비판을 했는데요. '좁쌀 정치',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싶었는데, 이런 기사를 찾았습니다. "홍준표 무상급식 반대는 좁쌀 정치"라는 제목인데요. 이 비판이 꽤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본인이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이 호남에 정성을 쏟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TK에서 민주당과 지지율이 역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보궐 선거도 없는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종인 위원장이야 그냥 나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당을 지켜온 우리들만 또다시 형극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면서 말입니다.

아마 김종인 위원장을 굴러온 돌쯤으로 생각하는 듯싶습니다. 본인은 뽑혀버린 '박혔던 돌'이고요. 김 위원장, 비록 굴러온 돌이지만 뿌리를 단단하게 박을 심산인가 봅니다. 홍 의원이 뭐라고 하든, 다시 광주를 찾았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광주지역에 큰 현안도 있지만, 오늘은 기초단체장 여러분 지역의 어려움을 듣는 귀한 자리입니다.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노력과 진심은 행동과 실천으로 앞으로 보여드릴 겁니다.]

김 위원장이 호남을 찾은 건 내년 서울시장 보선과 차기 대선을 향한 큰 그림이기도 합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14일) :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놓고 보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역시 호남지역의 사람들이 가장 많은 걸 차지하고 있는데…]

진심이냐, 구걸이냐. 판단은 호남 시민들에게 맡겨야 할 듯싶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 당헌 개정 '속전속결'…국힘 "민주당은 소시오패스"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