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한화이글스 : 한화이글스는 저의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습니다.]
[앵커]
20년 선수 생활을 내려놓으면서 한화의 4번 타자 김태균은 끝내 울어버렸습니다. 홈런만 대접받던 우리 야구에 출루의 가치를 알려준 개성 있는 타자, 한화에서 결국 우승 한 번을 못 해본 게 못내 아쉽다고 털어놨습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타격을 준비하는 김태균의 습관은 게임에서도, 또 후배 선수들도 따라 할 정도로 독특합니다.
안타를 치면 김똑딱.
홈런을 치면 김거포.
열심히 뛰어도 어쩐지 느려서 '김질주'.
재미있는 행동에 갖가지 기록이 겹치면서 별명이 너무 많아져 '김별명'이라 불린 사나이.
[김태균/한화 : '김질주'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팀의 중심이 되면서는 '한화의 자존심'도…별명 이제 그런 것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선수를 마감하는 지금, 김태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별명은 '김출루'가 됐습니다.
4년 전, 삼백열 번의 출루로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고, 약 1년에 걸쳐 여든여섯 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장면은 한미일 프로야구 통틀어 최고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김태균/한화 : 아웃되는 것도 싫었고, 삼진 당하는 것도 싫었고.]
장타를 곧잘 쳐내 홈런 타자로 여겨졌지만, 사실 김태균은 우리 야구에 출루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면서 이젠, 다른 팀의 후배들도 김태균의 독특한 타격 폼을 따라 하고, 또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장 중계 : 김태균 선수를 많이 벤치마킹한 그런 타격 폼으로 보이죠.]
오른손 타자 가운데 안타를 제일 많이 치고 점수를 가장 많이 낸 타자.
프로야구에서, 또 국가대표로 우리 야구에 갖가지 역사를 남겼는데 딱 하나, 우승을 못 해본 건 못내 아쉽습니다.
[김태균/한화 : (제 점수는) 한 30~40점밖에 안 되지 않나.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그런 팀으로 같이 갈 수 있게 못한 점…]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 야구 갑작스레 은퇴하면서 땅볼을 치고 온 힘을 다해 뛴 이 장면이 마지막이 됐지만, 김태균은 내년 그라운드에서 은퇴식을 열고, 한화의 단장 보좌역으로 다음 인생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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