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빽빽한 서울의 빌딩 숲 곳곳 자리 잡은 고궁들은 도심의 보석 같은 장소죠. 지난해 봄 64만 명을 불러모은 궁중문화축전이 올해는 코로나로 연기됐다 이제 열립니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입장객 수는 제한되지만, 밤의 궁궐을 수놓는 빛의 향연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썰렁했던 궁궐들에 화려한 빛이 가득 찹니다.
창경궁 춘당지 옆 우거진 나무들을 타고 온갖 색의 조명이 흐릅니다.
숲 한 가운데 우뚝 선 투명한 벽에는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그림이,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지고, 연못 수면에 비치는 불빛은 한층 은은합니다.
6년 전부터 매년 봄 고궁을 무대로 열던 궁 축제, 지난해에만 64만여 명 시민을 불러모으며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가을에야 열렸습니다.
방역을 위해 모든 프로그램의 한 회 입장객은 20~30명 수준으로 제한됩니다.
창경궁과 덕수궁 등 몇몇 궁들은 밤에도 꾸준히 문을 열어왔지만, 강렬한 빛들을 동원해 궁의 색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건 올해 축제가 처음입니다.
해설사와 함께 청사초롱을 들고, 어둠이 내린 창덕궁을 걷는 달빛기행도 축제 기간과 맞물려 인기가 높습니다.
올해부턴 서울과 경기도에 퍼져 있는 일곱 곳 조선 왕릉을 배경으로 한 축제도 시작됐습니다.
기름종이로 감싼 둥근 조족등을 들고 캄캄한 밤의 서오릉을 산책하고, 영릉에선 왕이 능을 참배하고 궁으로 돌아오며 백성들을 위로하던 공연, 채붕도 볼 수 있습니다.
(인턴기자 : 한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