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안 된 아기가 몸에 멍이 든 채 병원에 실려 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직까지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세 차례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있었지만, 세 번 모두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경찰이 이 부분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에 처음 신고가 접수된 건 5월 25일.
A양이 입양된 지 석 달 반 만입니다.
당시 11개월이었던 A양 몸에서 멍이 발견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학대 혐의는 없다고 보고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한 달 뒤인 6월, 이번엔 A양이 차에 방치돼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이때도 경찰은 부모의 말을 듣고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아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며 세 번째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동네 병원 의사였습니다.
이번에도 경찰은 "아이가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리고 3주 뒤인 지난 13일, 아이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와 숨졌습니다.
양천경찰서 측은 "세 건 모두 전문가들과 조사했다"며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학대라고 인정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신고처리와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다시 수사키로 했습니다.
A양의 입양을 진행한 기관도 이미 5월부터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상황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입양기관 관계자 : 여기는 주의 깊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와 통화한 건 10차례 이상이고, 아보전(아동보호전문기관)이랑 (경찰이랑) 한 상담 기록 다 더하면 스무 차례가 넘어요.]
규정상 필수인 2차례의 가정방문을 이미 마쳤고 이번 달에 또 갈 계획이었습니다.
[입양기관 관계자 : 저희가 걱정되니까 가정방문 하겠다고 한 거였고. 근데 부모님이 거부하시니까… (그래도) 저희는 아이의 상태를 꼭 확인해야 하는 거잖아요.]
결국 경찰도 기관도 5개월 동안 아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어제(15일) A양에 대한 부검을 했고, 결과는 2주 뒤에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