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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운영자 "진화형 범죄에 형량조정 필요하다 느껴"

입력 2020-10-15 10:03 수정 2020-10-15 10:28

팔로워 늘자 신상정보 공개 대상 확대…"주홍글씨와 관계없다"
경찰 156명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2기 운영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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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늘자 신상정보 공개 대상 확대…"주홍글씨와 관계없다"
경찰 156명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2기 운영자 추적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진화형 범죄에 형량조정 필요하다 느껴"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성범죄자 등 개인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로 구속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을 비롯해 개인정보 보호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경찰은 그가 신상정보 등을 무단 게시한 176명(게시글 246건) 가운데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 등을 제외한 피해자 156명(게시글 218건)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A씨는 이날 검찰 송치 직전 대구경찰청에서 디지털교도소 운영을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성범죄라든가 진화형 범죄에 대한 형량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허위 사실이 몇 번 나오면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주홍글씨'와는 관계 없다"며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보고 조주빈의 신상을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을 최초 개설한 뒤 성범죄자에 대한 관심 증가로 팔로워가 빠르게 늘자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피해자들 신고로 nbunbang이 삭제되자 새로 계정을 개설했다가 남이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하려고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보를 받기 위해 텔레그램, 카카오톡, 디지털교도소 제보게시판 등을 활용했고 신상정보 내용이 부족할 때는 이미 확보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소셜미디어(SNS) 검색 등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달 8일 폐쇄됐다가 사흘 뒤 2기 운영자가 운영을 재개했으나 A씨 송환 후 다시 폐쇄되고 운영자는 잠적했다.

경찰은 2기 운영자가 텔레그램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인 것으로 보고 그를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송치 후에도 별건의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피의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이들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수집·제공 경위를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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