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을 꽃게가 모처럼 돌아왔습니다. 그물마다 꽃게가 주렁주렁 매달려서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잡히고 있다는데요. 올해는 꽃게 좀 먹어보나 했더니, 서울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비싸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발로 뛰는 발품경제 이주찬 기자가 충남 대천항에서 꽃게잡이 배를 타고 직접 확인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3시간 밤길을 달려 충남 대천항에 도착했습니다.
가을 꽃게 철을 맞아 서해에 왔습니다.
대천항에서 뱃길로 1시간 정도 가야 한다고 하는데 꽃게를 잡으러 가 보겠습니다.
그물에 꽃게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팔딱팔딱 살아 움직입니다.
가을에는 살이 오른 수게가 제철이라고 하는데요.
배 부분에 뾰족한 게 수게, 둥근 게 암게인데요. 선장님 어떤가요?
[김상태/꽃게잡이배 선장 : 지금처럼 찬 바람이 불고 북서풍이 불 때는 암게도 알이 배서 먹을 만합니다. 게장 담가 먹으면 맛있는 제철입니다.]
꽃게를 한가득 실은 배가 항구로 돌아오자 경매가 시작됩니다.
[꽃게 중간도매인 : (1kg 얼마에 낙찰 받으셨어요?) 꽃게만은 만공팔백원 통발 꽃게.]
이날 꽃게 1kg 경매가는 1만800원.
항구에서 1km 떨어진 도매상에 갔더니 바로 5천 원이 뛰었습니다.
[현지 도매상인 : (1kg 얼마에 팔아요?) 1만6000원에 드린다니까요.]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수산시장 상인 : (1kg에 어떻게 해요?) 오늘은 3만원, 암수 똑같이. 암놈도 알이 뱄어요.]
[최복주/서울 망원동 : 오늘 게장 담그려고 4kg 샀어요. 엄청 비싸요.]
현지에서 소비자까지 순식간에 값이 3배 가까이 뛴 것입니다.
올 가을 꽃게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소비자 값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30% 정도 비쌉니다.
왜 이럴까.
수조에서 잘 견디는 꽃게는 다른 수산물보다 유통 단계가 많은 편입니다.
[꽃게잡이 어민 : 경매가가 정해지면 이제 수산으로 가고 중매인, 수산 다 거쳐서 가잖아요.]
꽃게 철에만 나와서 정부의 가격 관리 대상도 아닙니다.
[꽃게잡이 어민 : 자기들(중간도매인)이 가격을 탁 내려가지고 시작을 해요. 그래놓고 자기들은 비싸게 갖다 팔아먹어요.]
[꽃게잡이 어민 : 유통비가 있고 거기서 또 마진 남는 게 있고 남겨야 되고 그러니까.]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인들이 꽃게 시장에 뛰어들면서 유통과정이 더 복잡해졌다고도 합니다.
[김상태/ 꽃게잡이배 선장 : 일거리가 없다 보니까 살아있는 꽃게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생겼어요.]
이렇다 보니 모처럼 가을 꽃게가 돌아왔지만, 부담 없이 먹긴 여전히 어렵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영상그래픽 : 이정신 / 인턴기자 : 황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