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골 같은데 쳐낸 이 장면에 함성이 금지된 관중석에서도 어쩔 수 없이 탄성이 새어 나왔습니다. 축구에서 가장 눈에 안 띄는 마지막 수비수, 그런 골키퍼도 빛나는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조현우 선수가 보여줬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 축구국가대표팀 : 올림픽대표팀 |고양종합운동장 (어제) >
길게 찔러준 공, 단숨에 상대 수비를 허문 이동준이 내주고, 이동경이 골망을 흔들 때까지, 딱 11초가 걸린 역습.
후반엔 골키퍼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이주용이 가슴으로 받아 빈 골문에 꽂아 넣었습니다.
추가 시간엔 칩슛으로 만든 쐐기 골까지.
가슴 시원한 세 차례 골 장면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난 뒤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름은 골키퍼 조현우였습니다.
[김학범/올림픽대표팀 감독 : 득점도 하고 재미가 많이 있는 이런 경기로 갔어야 하는데 상대 팀 골키퍼 조현우가 많이 잘해서…]
기막힌 타이밍에 머리로 만든 날카로운 한 방도, 기습적인 슛도 몸을 날린 조현우 손끝에 걸렸습니다.
골이다 싶은데, 다 막아낸 감각에 박수로만 응원하던 팬들조차 탄성을 쏟아낸 경기.
올림픽 대표팀의 유효슛은 7개나 됐지만, 대표팀 문지기 조현우는 전부 다 막아냈습니다.
2년 전 월드컵에서 깜짝 선발 출전에 예상을 뛰어넘는 선방으로 스타가 된 조현우는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김승규에 밀려 벤치를 지킨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큰 키와 긴 팔을 앞세워 공중볼에 강하지만, 골키퍼로서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주는 패스 연결은 약하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고선 그런 약점이 장점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료에게 넣어주는 전진 패스도 또 정확한 골킥으로도 1위에 올랐습니다.
상승세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골을 넣는 공격수만이 빛날 수 있다는 축구에서 조현우는 2년 전 월드컵 때처럼 어떻게든 몸을 던져 골을 지우는 선방으로 팬들의 환호를 불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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