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만다행으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이번 불 제대로 끄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불기둥이 치솟는데 바람 때문에 소방헬기도 못 띄우고, 또 약 70m까지 올라가는 사다리차도 울산에는 단 한 대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런 초고층 사다리차가 전국에 딱 10대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같이 아파트 많은 나라에서 이래도 되나 싶죠.
이 내용은 강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불이 높이 치솟아도 화재 현장에선 지켜보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외침만 이어졌습니다.
[폭발하면 무섭다. 야 어떻게 해 저기. 저거 어떻게 해. 야, 막 날린다, 날린다.]
강한 바람은 불이 순식간에 33층까지 옮아붙게 했고, 또 소방헬기도 뜨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소방관들은 직접 건물 안으로 뛰어들며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아파트 안의 소방호스로 직접 불을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입주민 : 바로 나와야겠다 그래서 비상구로 (향)했는데, 소방수 아저씨들이 잘 안내해 주셨어요.]
초고층 화재 진압에 필요한 70m짜리 소방 사다리차도 곧바로 동원될 수 없었습니다.
[임주택/울산소방본부 생활안전담당 : 부산에서 올라온 사다리차 70m짜리 사다리차입니다. 울산 저희들은 52m입니다.]
아파트 23층까지 올라가는 70m 높이의 소방 사다리차를 처음부터 동원할 수 있었다면, 화재 진압 양상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입주민 : 고층 20층 위쪽으로는 물이 전혀 안 닿아요. 사람들이 보고 '저거 뭐고, 저거 잡아야 되는데' 하는데, 그쪽에는 아예 물이 안 닿으니까…]
부산에 사다리차를 요청한 이유는 70m짜리 사다리차가 전국에 단 10대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6대가 몰려 있습니다.
그나마 이번 화재에선 초반 대피가 잘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대피층은 방화문으로 밀폐돼 화재에도 오래 견딜 수 있었고, 주민들도 평소 훈련대로 방화문이 내려오면서 막힌 엘리베이터 대신 안전한 계단을 이용해 대피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