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9일)은 574돌 한글날입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기념하는 곳이 서울 동대문구에 있습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국가 보물 등 문화재들이 보관돼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박물관 안쪽까지 들어가 보니, 문화재 관리가 엉망이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에도 비좁은 통로를 지나자 창고 구석에 금고가 놓여있습니다.
금고를 열자 오래된 서적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서적의 정체는 보물 769호 '몽산화상법어약록 언해본' 등 기록유산인 문화재들입니다.
습기에 취약한 종이 재질이지만 금고 안엔 솜으로 된 조습제 한 개뿐입니다
금고 밖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해충을 막기 위한 은행잎을 곳곳에 뒀습니다.
[임노직/한국국학진흥원 수석위원 : 아무리 좋은 환경 속에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서 종이를 훼손하는 경우도 있고…]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곳은 서울 동대문구의 세종대왕기념관으로 국가지정문화재 5점을 비롯해 서울시 유형문화재 등을 다수 보관하고 있습니다.
기념관은 7년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상황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문화재청이 보물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지만 기념관 입장에선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차재경/세종대왕기념관장 : (유지 비용을) 감당을 못해서 시설은 해 줬는데 전기를 끄고서 있고… 이런 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위탁해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이병훈/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 문화재청과 상의를 해서 보물의 보존, 보관의 방법, 그다음에 세종대왕기념관을 제대로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릴 수 있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