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룸은 한 사기단이 돈이 급한 서민들을 꼬드겨 개인정보를 받아낸 뒤, 100억 원대 대출을 받고 잠적한 사건을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사기를 당한 금융회사는 서민들에게 돈을 갚으라며 소송을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일부는 카드와 통장이 막혀 신용불량자가 됐고, "구경도 못 한 돈을 어떻게 갚느냐"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먼저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집안 곳곳에 빨간딱지가 붙었습니다.
딸 결혼자금이 필요했던 하씨는 대출을 도와주겠단 사기단의 말을 믿었습니다.
[하모 씨/신한캐피탈 대출사기 피해자 : 저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쉬고… 나올 곳은 하나도 없잖아요, 돈이. 그 상태에서 그럼 어떡해.]
사기단은 하씨의 개인정보로 서류를 위조해 신한캐피탈에서 2억900만 원을 대출한 뒤,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신한캐피탈은 사기단과 함께 하씨도 고소했습니다.
사기단과 짜고 대출사기를 벌였으니 돈을 갚으란 겁니다.
압류장이 날아왔고, 곧 강제집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신한캐피탈은 이렇게 대출을 받아주겠단 말에 속아 개인정보를 넘긴 57명을 모두 고소했습니다.
[정모 씨/신한캐피탈 대출사기 피해자 : (신한캐피탈에서) '변호사 3명 샀으니까요, 법적으로 하세요' 이러고 끊어 버려요. 상대를 안 하려고 해요.]
카드와 통장 사용도 막혔고,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김모 씨/신한캐피탈 대출사기 피해자 : 카드가 1개월, 2개월 정지될 때마다 저희들은 가슴이 찢어지고…]
신한캐피탈은 "해당 고객들이 통장을 사기단에 넘긴 건 사실"이라고 소송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출 전 본인 확인을 해야 하는데, 신한캐피탈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김성순/변호사 : (금융회사가) 모집인들을 쓸 때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이나 실제 규정은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 쪽만 잘못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남예지·신귀혜 /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