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대법원이 일본의 강제동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지난해부터 수출규제로 보복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 그리고 이를 위한 기술 확보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기업이 이런 우리 기업에 대해 수출규제 이후 처음으로 특허침해소송을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의 전범기업인데, 우리나라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법률 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먼저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입니다.
2005년 당시만 해도 생소한 사업에 뛰어들어 10여 년 만에 세계 배터리 분리막 점유율 6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올 1월 세계 최대 배터리 분리막 업체인 일본 아사히 카세이가 이 회사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특허를 침해했다는 겁니다.
일본 기업이 국내 기업에 특허침해소송을 낸 건 수출규제 후 처음입니다.
일본의 대표적 종합화학회사인 아사히 카세이는 전범기업입니다.
[홍장원/대한변리사회 회장 : 작정을 한 거죠. 지금 들어온 (특허)침해 금지 소송이라는 것은 생산 설비를 폐기하라든가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생존의 문제다…]
아사히 카세이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 최대 로펌에 소송을 맡겼습니다.
[더블유스코프 측 관계자 : 서류 딱 온 순간 김앤장,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이거 어떻게 대응하지' 하고 난감했어요. 막막하고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아사히 카세이는 소송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더블유스코프 측 관계자 : 고객사들이 제품 쓰면 특허 부분 때문에 나중에 자기들한테 피해가 되겠네 해서 구매를 안 하는 거죠. 판매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 회사는 일본에 상장돼 있어 일본 기업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국내 기업입니다.
뛰어난 기술에도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 일본에서 우연히 투자를 받게 된 게 상장의 이유였습니다.
지난해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이후 국내 기업은 소재부품장비 부문에 대한 국산화와 기술력 확보에 애써왔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일본 거대 기업이 특허 이의신청에 이어 가장 강한 방법 중 하나인 특허침해소송으로 역습을 시작한 겁니다.
오늘(8일) 국정감사에선 이를 두고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시작됐는데 정부의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당장 다음 달 특허대응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답했습니다.
(VJ : 박상현 /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김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