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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들 "의대생에 기회 달라"…정부 "하루 만에 달라질 상황 아냐"

입력 2020-10-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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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들 "의대생에 기회 달라"…정부 "하루 만에 달라질 상황 아냐"
병원장들이 '의대생 국시 번복'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국내 주요 대학 병원장 4명은 오늘(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대표로 국민 앞에 나선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의대생이 국시 문제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송구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엄중한 시기에 가장 활발하게 환자를 돌볼 의사들이 배출되지 못하는 현실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질 저하 등 약 5년간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선배로서 그동안 우리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의 마음을 우리가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달라"며 "6년 이상 열심히 학업에 전념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김 원장은 "국가 고시가 정상화된다면 이번 의대생들이 이전과 다른, 국민을 위하는 진정한 의사로 태어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 여러분, 한 번 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발표에는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을 포함해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겸 국립대학교 병원 협회장과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겸 사립대학교 의료원 협의회장이 함께 했습니다.

병원장들은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직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국시 문제 해결을 요청했습니다.

의료계는 연일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 의사 국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도 어제(7일) 권익위를 찾아 관련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원장은 "올해 국시가 추가로 치러지지 않으면, 단지 한해의 의료공백이 아닌 수년간에 걸친 의료시스템의 연쇄적 붕괴가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또 "늦어도 다음 주에 시험 시행 여부가 확정돼야 한다"면서 "오는 20일쯤엔 원서 접수를 시작해야 올해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장들 "의대생에 기회 달라"…정부 "하루 만에 달라질 상황 아냐"
정부는 의대생 국시 문제와 관련해 '추가 시험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공평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국민적 양해가 없으면 기회를 줄 수 없다"는 겁니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늘 백브리핑에서 병원장들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이미 정부는 입장을 밝혔고 하루 사이에 달라질 상황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국민에 사과하고 여러 경로로 국시 허용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의대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없이 부끄럽고 너무 후회스럽다"며 사과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집단행동과 관련해 "올바른 의료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보려는 나름의 노력에서 나온 서투른 모습이었다"면서 "국시 거부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남겼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누가 올렸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청원 글이 올라왔다고 해도 국민에게 양해를 구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민 여론은 싸늘합니다.

'의대생들에게 추가 기회를 줘선 안 된다'는 국민청원 글에는 57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JTBC 온라인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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