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가는 말 그대로 아플 때 내는 휴가죠. 공무원들은 이 병가 때도 봉급의 일부를 받습니다. 그런데 아프다더니 해외로 도박을 하러 가거나 여행을 다닌 공무원들이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보기에는 큰 문제는 아닌가 봅니다. 봉급만 회수하고 훈계로 마무리한 곳도 있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전남 나주시의 공무원 A씨는 2달 동안 휴직계를 냈습니다.
사유는 다리뼈와 근육에 통증이 생기는 희귀성 유전병을 치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A씨는 전체 휴직 기간의 절반인 한 달 정도를 마카오에 머물렀습니다.
원정 도박을 다녀온 겁니다.
나주시에서 이 사실을 알고 귀국을 권고했지만, A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습니다.
결국 파면됐습니다.
A씨는 이 기간에도 봉급을 받았습니다.
규정상 병으로 휴직을 하면 본인 봉급의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양천구청 소속 공무원 B씨는 허리를 다쳤다며 지난해 1년 정도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이탈리아와 스페인, 태국 등 6개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탁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양천구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하지만 징계는 미미했습니다.
해외 체류 기간 지급된 봉급을 돌려받고, 훈계 조치로 마무리한 겁니다.
[한병도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봉급 환수 등 징계 조치는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제 식구를 감싸는 모습마저 보였거든요.]
JTBC가 입수한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두 사람처럼 휴직을 신청하는 공무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인원만 23명, 이가운데 10명은 올해 적발됐습니다.
특히 적발 시 징계 수준이 지자체마다 다릅니다.
징계 기준이 같지만, 지자체별로 적용하는 수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적발될 경우 봉급을 모두 환수하고, 사례별로 통일된 징계 수위를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