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회 말 끝내기 안타 이런 짜릿한 순간을 한 달동안 세 번이나 만들어낸 선수가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엔 처음있는 일인데 한 때 1할대 타자였다가 7년을 기다린 끝에 주전이 된 KT 배정대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더그아웃 모두가 뛰쳐나오고 그라운드엔 환호성이 뒤덮입니다.
풀카운트 싸움 끝 안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은 KT 배정대는 이 한 방으로 '끝내기의 사나이'가 됐습니다.
배정대에게 이런 장면은 이제 익숙합니다.
두 경기가 이어진 긴 하루의 끝에도, 11회까지 팽팽히 맞선 경기도 배정대가 홈런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한 달에 끝내기 세 번은 처음입니다.
데뷔 7년차, 배정대는 긴 시간 움츠려 있었습니다.
1군에서 통산 홈런은 딱 하나뿐이었지만, 올 시즌엔 벌써 13개의 아치를 그려냈습니다.
자신감을 채우면서 수비도 더 탄탄해져 망설임 없이 바닥에 또 펜스에 몸을 던지니 동료들도 엄지를 치켜세우고 박수를 보냅니다.
[중계 해설/지난 18일 (MBC 스포츠) :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한 어마어마한 수비를…]
강한 어깨로 총알처럼 공을 쏘는 기술은 팀을 넘어 리그에서도 손꼽혀 정확한 송구로 아웃을 도운 것만 11개 외야수 중 가장 많습니다.
겨우내 몸을 만들고 치는 자세부터 고쳐잡아 1할대에 그쳤던 타율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습니다.
붙박이 주전으로 거듭났지만, 그라운드 위 1분 1초를 뛰는 간절함은 만년 유망주 시절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악물고 달려 평범한 땅볼도 안타로 만들고 공을 놓칠 때마다 아쉬움에 분을 삼킵니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 이름까지 바꾼 배정대가 빛을 발하자 팀도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배정대/KT :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고, 힘닿는 데까지…]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단독 3위에 올라선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성큼 다가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