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선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지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나온 후베이성, 우한시가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걸 감춰 가족을 잃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송은 특별한 이유 없이 모두 기각됐습니다. 일부 가족들은 정부가 소송 내지 말라고 협박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사진 속 한 남성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중한넝/코로나19 유가족 : 가족이 아무도 같이 있지 못했어요. 아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요. 죽기 전에 아빠, 엄마를 불렀었는지…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우한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지난 1월 어머니와 시내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어머니는 나았지만, 아들의 상태는 악화됐고 다음달 초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을 본 건 그 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부인과 7살 딸을 남겨둔 채 2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한넝/코로나19 유가족 : 아들을 보내고 우리 가족은 세상 전부를 잃었습니다. 가족은 전부 흩어졌고요. 두 번 다시 행복할 수 없을 거예요.]
67살 어머니, 종한넝씨는 아들이 숨진 게 정부 탓이라고 원망합니다.
우한시와 후베이성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바이러스 확산 사실을 감췄다고 고소했습니다.
우한 시민 장하이 씨 역시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고 소송에 나섰습니다.
이밖에도 지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이 최소 5명이나 더 됩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모두 잇따라 기각됐습니다.
일부 가족과 변호인들은 정부로부터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장하이/코로나19 유가족 : 코로나19 때문에 우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국은 이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수많은 유가족들이 이어서 소송을 제기할지 알고 있습니다.]
정부 책임을 묻는 유족들은 소셜미디어 계정도 삭제됐다고 했습니다.
(화면출처 : AFP·SC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