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JTBC 캡쳐] "손님분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 배달을 하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의 딸 A 씨가 남긴 글입니다.
주문한 치킨이 오지 않는다며 배달 앱을 통해 항의한 손님에게 댓글을 남긴 겁니다.
항의 손님은 "배달 시간은 한참 지나고 연락은 받지도 오지도 않는다"면서 글을 올렸습니다.
다음날 A 씨는 댓글을 달며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저는 사장님 딸이다. 손님분 치킨 배달을 가다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다.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출처-JTBC 캡쳐] 이 댓글을 캡처한 사진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사고에 대해 모르고 글을 남겼을 주문자의 마음도, 댓글로 상황을 전하며 사과한 딸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간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A 씨는 어제(10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다 보니 그 (항의) 글을 가장 먼저 확인했다"면서 "부모님이 속상해하실 것 같아서 일단 제가 직접 댓글을 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사고는 지난 9일 새벽 인천시 중구 을왕동에서 발생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몰고 치킨 배달을 하던 A 씨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몰던 벤츠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당시 벤츠 차량은 중앙선을 넘었고,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처-JTBC 캡쳐] 아버지를 잃은 A 씨는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현재까지 31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했습니다.
청원 글에는 "아버지는 책임감 때문에 가게 시작 후 늘 치킨을 직접 배달하셨다"면서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A 씨는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국민청원밖에 없어서 그거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올렸다. 공정하고 엄중한 처벌을 원하는 마음에 아빠가 너무 불쌍해서 그런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마지막 배달을 가신 아버지가 원래 들어와야 하는 시간인데 안 들어오셨다"면서 "어머니가 나가서 찾으려고 차를 몰고 나가는 순간 119가 지나갔고, 가게 근방에서 저희 오토바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JTBC 캡쳐] 사고 순간을 찍은 블랙박스도 언급했습니다.
A 씨는 "일단 가해자를 아직 본 적이 없다. 블랙박스 영상을 봤을 때 (가해 차량이) 역주행 차선으로 이미 들어가서 주행을 하더라.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다가오면서 아빠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청원 글에서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로 119보다 변호사를 먼저 찾았다는 인터넷 목격담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벤츠 운전자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4일 인천지법에서 열립니다.
(JTBC 온라인 이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