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하이선'으로 걱정이 큰 곳이 또 있습니다. 앞선 태풍 '마이삭'이 휩쓸고 간 곳입니다. 아직 복구작업도 못 했는데, 또 몰려오는 태풍 때문에 주민들은 모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울고 싶은 마음뿐이라는데, 배승주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집채만 한 파도가 덮친 경북 포항의 해안가입니다.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갈라지고 벽이 허물어졌습니다.
주변 양식장은 성한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양식장은 이미 피해 복구를 포기했습니다.
다가올 태풍 '하이선' 때문입니다.
[하정광/OO수산 관계자 : 잔해를 가지고 저런 구멍이라도 막고 있는데 지금 복구도 안 되고 더 큰 태풍이 온다고 하니까 너무 답답한 심정입니다.]
주변 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마을 입구에 파손된 어선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 찌그러진 컨테이너가 있습니다.
파도에 수십 미터를 떠밀려 온 것입니다.
주택가 옆으로는 쓰레기 더미가 쭉 쌓여 있습니다.
부피가 큰 데다 양이 많아 중장비 없이는 치우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수만/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 컨테이너가 30m 넘게 있었는데 여기까지 날아와서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다시 태풍이 오면 또 밀려 나가거든요. 치워야 되는데 이것을 인력으로 못 하니까…]
이틀간 이어졌던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의 발길은 오늘 모두 끊겼습니다.
비까지 내리면서 마을에는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이리저리 나서보지만 손쓸 방법도 없습니다.
[김영자/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 워낙 심한 데가 많으니까 여기는 뒷전으로 물러난 거예요. 다시 태풍이 온다고 하니까 진짜 어쩔 수가 없어서 모든 손을 놓고 있어요. 지금요, 울고 싶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