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한 바람은 바다도 사납게 만들었습니다. 항구에 정박 중이던 배들이 뒤집어졌고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도 이번엔 쓸모가 없었습니다. 항구까지 넘어온 바닷물 때문에 동해안 곳곳이 엉망이 됐습니다. 피해가 심했던 삼척 임원항을 가 보겠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나가 있는데요.
조 기자, 밤사이에 파도가 어느 정도였던 겁니까?
[기자]
태풍 '마이삭'이 삼척을 가깝게 지나던 오늘(3일) 새벽 6시쯤부터 파도가 무섭게 일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에게 많은 분들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주셨는데,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파도가 방파제를 넘더니 항구 안 도로를 따라 커다란 물결을 그리며 흘러갑니다.
정면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니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다음은 근처 상점에 설치된 CCTV 영상입니다.
커다란 물결이 지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승용차 한 대가 힘없이 떠내려옵니다.
또 다른 영상에선 컨테이너가 거센 물살을 타고 위태롭게 출렁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영상에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데요. 그곳 주민들의 피해가 걱정되는데, 지금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기자]
높이가 7m가량인 방파제를 넘었으니, 파도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이쪽을 보시죠.
전신주가 꺾여 두 동강이 났고 안에 있던 철골이 겉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쪽은 어선이 정박해 있던 내항인데요.
쓰레기가 잔뜩 떠 있어 어디가 물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파란색 삼각형 지붕이 보이실 겁니다.
이곳 어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어구 보관창고인데요.
형체는 온데간데없고 지붕만 저렇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이쪽도 보시겠습니다.
강한 파도에 뒤집어져 물 밖으로 바닥을 드러낸 어선도 보입니다.
파도는 항구 주변 가게들도 덮쳤습니다.
횟집과 낚시 전문점, 슈퍼 등 상점 10여 곳이 바닷물에 잠겼습니다.
커다란 냉장고가 가게 밖으로 떠밀려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삼척뿐만 아니라 강원도 다른 곳에도 비가 많이 내렸죠?
[기자]
어젯밤 한때 시간당 125mm 폭우가 쏟아진 양양은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강릉의 상습 침수지역인 경포 진안상가는 이번에도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런 지역들이 지난 장마 때도 타격을 입었던 터라 주민들의 상실감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강원도가 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이번 태풍 피해는 도로 등 공공시설 86건, 주택 침수 등 사유시설 67건입니다.
이재민도 93명에 이릅니다.
그래도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앵커]
조승현 기자였습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이용재·삼척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