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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협 입장 평행선…"26일 총파업 예정대로 진행"

입력 2020-08-24 19:02 수정 2020-08-24 19:5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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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코로나 재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은데요. 코로나 방역에 함께 힘써야 할 의사들이 잇따라 휴진에 나서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는 26일부턴 사흘간 총파업까지 예고했는데요. 오늘(24일) 오후, 정세균 총리와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이 긴급 대화에 나섰습니다. 조금 전 대화는 끝났는데 어떤 결론이 나왔을까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대화 물꼬 튼 정부-의협, 합의에는 실패 > 

수북이 쌓인 흰색 옷들, 전공의들이 파업을 결의하며 벗어던진 의사 가운입니다. 의료 현장에서 손과 발 역할을 하던, 전공의들이 빠지자 당장 구멍이 생겼습니다. 수술 일정이 대거 연기되는가 하면, 일부 병원에선 중환자를 받지 못한다는 내부 공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코로나19 대응도 어려워졌습니다. 코로나 재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은 상황, 정세균 총리가 직접 대화에 나섰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코로나19로 확진을 받은 환자들 또 그 가족들 절박하잖아요. 저는 그분들 도울 능력이 없어. 여러분들은 그분들을 도울 능력이 있거든요.]

[박지현/대한전공의협의회장 (어제) : 오늘이 결론이 나는 날이 아니라 오늘로부터 시작이 되어서 더 많은 것들을 함께 논의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계속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양측은 두 가지 사안에 합의했습니다. 먼저 정부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공의들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파업 철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복귀는 없다는 겁니다. 일단 정부와 여당 입장에선 급한 불은 끈 셈입니다. 하지만, 의료 공백은 여전합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정부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며 의사단체가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협의하고 적극적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특히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역의료체계가 미흡하고 의료수가도 문제가 있다는 의사단체의 지적에 적극 공감합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K-방역 성공의 영웅이신 의료계의 헌신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코로나 비상상황에 의료대란까지 겹치게 하는 것은 생명존중을 본분으로 하는 의료인의 도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히포크라테스의 서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의료현장에 복귀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야당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정부·여당보다 먼저, 대한의사협회를 만나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어제) : 파업이 겹친 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대단히 불안해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적극 나서서 파업을 철회하고 또 정부가 의협과 합의 없이 함부로 밀어붙이는 그런 점들을
중재해서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들까지 오늘부터 일손을 놨습니다. 전임의는 의대 교수가 되기 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전문의를 말하는데요. 파업에 나선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해왔습니다. 이들마저 파업에 가세하면서, 의료 공백은 더 커졌습니다. 의협은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개원의들까지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정세균 총리와 의협, 오늘 오후 2시부터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을 강행한다면 환자들은 두려워하시고 국민들은 불안해하실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당면한 코로나 위기 극복과 진정성 있는 정책 대화에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함께 뜻을 합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핵심 의제는 '의사 총파업'입니다. 앞서 양쪽이 내민 카드는 달랐습니다. 의협은 의료 정책 철회를 파업 중단 조건으로 내건 반면, 정부는 정책 보류를 협상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오늘 면담은 일단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7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지만, 합의안은 없었습니다. 다만, 추가 대화 가능성은 남겨뒀습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정 총리도, 박 장관도, 저도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복지부와 의협 실무진 간에 구체적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측 반응은 좀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른 시일 안에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마음이 통한 것 같다"며 "집단행동을 풀 수 있는 방향으로 긍정적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의협 측은 일단 26일로 예정된 총파업 일정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아직 견해차가 좁혀진 게 없다면서 말입니다. 아직 없다는 건, 맞출 여지도 있다는 거겠죠. 26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국민들이 이번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양 측 모두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추미애 "청년·주부도 투기 전염병"…부동산 폭등 원인? >

정부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의 일원이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또다시 부동산 정책을 논했습니다. 이번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원인을 분석했는데요. 투기 세력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을 지목했습니다.

[추미애/법무부 장관 (8월 22일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일반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되어 있기에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급등을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작전 세력의 이야기에 솔깃해, 집을 산 주부와 청년들이 문제란 얘기겠죠? 그런데 추 장관의 주장, 최근 여당 기류와는 거리가 좀 있어 보입니다. 김남국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는 '여기가 북한이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실히 때려잡아야 한다" 목소리를 높였었는데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4일 / 화면출처 : 유튜브 '김남국TV') : 갭투자나 아니면 다주택자를 너무 적으로 규정을 한 것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이제 갭투자를 하신 분들을 보면 돈 벌려고 한 건 맞거든요. 근데 이제 그런 갭투자를 해서 돈 벌려고 하신 분들이 주변의 친구들이에요. 주변의 그냥 평범한 저희 같은 사람들이거든요. 근데 이제 그런 분들을 너무나 지나치게 약간 막 투기세력, 적이라고 막 해버렸던 건 아닌가.]

주변의 친구들, 평범한 사람들을 투기세력으로 몰아 "반감만 키운 것 같다"며 "전략적 미스"였다고 인정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 김남국 의원의 동료죠. 민주당 의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재산공개일을 앞두고 속내가 복잡합니다. 부동산 규제지역에 다주택을 소유한 의원은 모두 19명. 집을 판 의원도, 팔지 못한 의원도 가시방석이긴 마찬가집니다. 이미 '투기세력'이란 낙인이 찍힌 탓입니다. 한 다주택 초선 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8월 23일 중앙일보 / 음성대역) : 우리가 위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광풍에 휩쓸리고 있다. 새 당대표가 뽑히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

추미애 장관의 부동산 분석에 미래통합당은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집값이 내려가도 문재인 정부의 치적이 아닌 투기세력이 절제한 탓인가"(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 "젊은 맞벌이 부부가 애써 아파트를 구하려는 것이나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옮기려는 주부가 투기세력인가"(김근식 경남대 교수)라고 말입니다. 추 장관의 훈수가 애써 덮어놨던 부동산 민심을 들쑤셔 놓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추미애 "청년·주부도 투기 전염병"…부동산 폭등 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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