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공원 하면 깨끗한 자연이 생각나죠. 그런데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 공원이 있습니다. 정부도 문제를 알지만 누가 치울지는 부처끼리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에 윤재영 기자가 가 봤습니다.
[기자]
한려해상국립공원 속 통영시 매물도입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절경에 매일 수십 명의 관광객이 찾습니다.
속살을 들여다봤습니다.
절벽 아래를 내려가 보니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슬리퍼부터 고추장 통, 베개, 냉장고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쓰레기를 잔뜩 태웠지만, 일부는 이렇게 타지 않고 남았습니다.
스티로폼은 이렇게 가루가 돼 날리고 플라스틱도 군데군데 박혀 있습니다.
국립공원에서 소각은 불법입니다.
대부분 바다에서 밀려온 해양 쓰레기입니다.
[마을 이장 :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누가) 뭐 해 먹고 하다가 (불이) 붙어버렸나 봐.]
배를 타고 30분.
거제도로 가 봤습니다.
역시 국립공원이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쓰레기와 나뭇가지가 섞여서 언덕이 만들어졌는데요.
여기를 한번 파보겠습니다.
스티로폼 조각과 쓰레기들이 계속 나옵니다.
남해안 일대를 조사한 환경단체가 확인한 곳만 열 군데가 넘습니다.
[허승은/녹색연합 활동가 : (남해안) 전역이 해안 쓰레기로 방치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쓰레기는 누가 치워야 할까.
[국립공원공단 관계자 : 지자체랑 해수부 소관이라고 명시가 돼 있어요.]
[해양수산부 관계자 : 관리의무 주체가 (국립공원)공단으로 나와 있고요.]
가까운 해수욕장도 가 봤습니다.
바로 옆 해변에 농약병이 나뒹구는 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자체가 손을 놓은 사이 팔을 걷어붙인 건 상인들입니다.
[해수욕장 상인 : 어떤 때는 손님들이 쓰레기를 치운다니까요, 이게 말입니까.]
알면서도 외면한 쓰레기 문제.
국립공원과 바다는 신음하고 있습니다.
(촬영협조 : 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