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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미중 갈등 속 방한…한국 외교에 선물인가 부담인가

입력 2020-08-19 15:53

코로나19 확산 후 첫 고위급…"시진핑 방한 성사 시 한중관계 격상"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 입장 설명하고 지지 요청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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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후 첫 고위급…"시진핑 방한 성사 시 한중관계 격상"
미중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 입장 설명하고 지지 요청할 가능성

양제츠, 미중 갈등 속 방한…한국 외교에 선물인가 부담인가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의 방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가 간 이동이 통제된 상황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고위급 만남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중관계가 더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상황에서 양제츠 정치국원이 한국의 '줄타기 외교'에 새로운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서훈 안보실장 초청으로 21일부터 22일까지 부산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 "서훈 실장은 양제츠 위원과 22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 협의를 통해 한중 코로나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공산당 지배체제인 중국에서 중앙정치국은 당을 지도하고 국가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권력기구다. 중앙정치국은 상무위원인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구성됐는데 양제츠는 그 중 한명이다. 그는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며 한국의 국가안보실과 유사한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도 맡고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서훈 실장과 회담에서 시 주석 방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 주석 방한이 한반도 평화 등 주요 현안에서 중국과 더 긴밀히 협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방한을 추진한다는 공감대로 중국과 협의해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시 주석 방한 추진 이유에 대해 "정상 차원의 방문이 성사되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격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강 장관은 만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양제츠 정치국원이 시 주석 방한이라는 선물과 함께 미중 갈등에서 한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숙제를 들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이 경제·기술·인권·안보 전 영역에서 충돌하는 상황에서 무역, 화웨이,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에 최소한 중립 또는 지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사드 사태 이후 냉각된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번에 시 주석 방한에 관한 논의가 있게 된다면 한중관계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전략적 경쟁과 관련해 중국이 한국에게 요구하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을 텐데 이런 요구를 해올 때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하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제츠 정치국원이 서울이 아닌 부산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이 이유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국 측 희망 사항을 고려한 결정이며 코로나19 확산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2018년 7월 중순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부산에서 당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는 중국 총영사관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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