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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여야대표 회동 불발…8월 국회도 난항 예고

입력 2020-08-18 18:43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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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청와대가 오는 21일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무산됐죠. 이를 두고 최재성 정무수석은 통합당이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통합당은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한 가운데, 김종인 위원장이 오늘(18일)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죠. 이에 청와대는 단독 회담을 포함한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방식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정확히 2년 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남을 가졌고, 앞으로 여·야·정이 분기별로 한 번은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주고받을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했습니다.

[청와대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 (2018년 8월 16일) :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 이것을 좀 분명하게 합의를 해서 분기에 적어도 한번씩은 개최를 한다든지, 또 필요할 때는 추가로 여야 합의에 의해서 국정 협의를 한다든지 이런 구체적인 협치에 대해서 우리가 합의를 해낼 수 있다면 국민들께 좀 더 희망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같은 해 11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열렸지만,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1년 넘게 중단됐죠. 그러고 올해 들어 1분기에 대표들과의 만남이 성사됐고 2분기엔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3분기인 이번 달 8월엔 청와대가 각 당 대표들과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는데요. 이날엔 무산됐다고 밝혔습니다.

[최재성/청와대 정무수석 (어제) : 8월 13일 제가 신임 정무수석으로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재차 대통령의 당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어제 21일로 제안했던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습니다.]

그렇습니다. 통합당이 거절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통합당의 입장은 다릅니다.

[김은혜/미래통합당 대변인 (어제) : 청와대는 회담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습니다. 빈말로 지나가듯이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습니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직접 김종인 위원장에게 공식적으로 초청했다고 밝혔죠. 하지만 당사자는 다르게 받아들였습니다. 인사차 찾아온 최 수석이 지나가는 말로 "대통령이 한 번 만나서 같이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는 정도의 얘기를 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지금은 만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러곤 마치 통합당이 일방적으로 거절한 것처럼 발표하는 건 협치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화하려고 모양새를 갖추었다는 알리바이용이 아닌가 이런 오해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다가 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9일 날 임기가 끝나 10일 뒤에 그만둡니다. 그러니까 시기적으로도 대통령과 당대표가 만나자는 것도 이게 시기도 맞지 않은 것이고 진정성도 없고…]

그러니까 며칠 뒤면 임기가 끝나는 여당 대표가 참석하는 회동은 무의미하고, 또 대화 테이블에 오를 구체적인 의제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을 하는 건 순서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나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통합당의 시각이죠. "국면전환쇼에 무턱대로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통합당 입장에선 최근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자칫 들러리에 그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 됐든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든 이번 달에 만나자는 제안을 했지만 통합당은 공식 제안이 아니라는 것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은 건 맞습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종인 위원장, 한때는 '한 배'를 탔던 사이기도 하죠.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당의 모든 권한을 쥐여줬던 사람이 바로 김종인 위원장입니다.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뒀지만, 이별은 좋지 않았는데요.

총선 승리 이후,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당 대표 추대론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함께 만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고 김 위원장도 "당권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는 얘기가 문 대통령 측으로부터 전해진 겁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앞으로 문재인을 만나려면 녹음기를 가져와야 되겠다"는 말을 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결국 둘 사이의 감정도 썩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당장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이 쉽지는 않게 됐지만, 일단 오늘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만났습니다. 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를 나눈 겁니다.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도 악수를 나눴고요. 추도식엔 김 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했던 최재성 정무수석도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추도식을 진행한 함세웅 신부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추도사를 하게 됐는데요. 현 상황에 대한 의중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대한민국을 민주주의가 가능한 나라로 만드는 획기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며, 현재 상황을 이렇게 말합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해서 그 힘만 행사할 것이 아니라 좀 겸양한 자세로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조성이 되지 않고서는 통합과 화합이라는 것은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이 전개가 될 것 같으면 제가 현재 야당을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절대적으로 협력하여서 통합과 화합이 이뤄질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할 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니까 청와대나 여당이 겸양한, 즉 겸손한 태도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고 권력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통합당이 협력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오늘부터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됐는데요.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놓고도 진실공방, 신경전이 벌어지는 데서 알 수 있듯 각종 현안을 두고 주도권 싸움이 팽팽할 것으로 보입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불발에 '네 탓' 공방…8월 국회도 난항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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