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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늘어나는 '차박'…쓰레기·소음은 '나몰라라'

입력 2020-08-13 21:15 수정 2020-08-1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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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또 요즘처럼 날씨가 이럴 때 '차박'으로 휴가를 떠나는 게 인기입니다. 바꿔말하면 캠핑을 하는데 텐트 대신 차 안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겁니다. 오늘(13일) 밀착카메라는 이렇게 '차박'을 하러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들을 둘러보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전하게 서로 기분 좋게 쉬다 갈 수 있을지 고민해봤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피서철을 맞아 이른바 '차박'이 인기입니다.

말 그대로 차에서 숙박을 한다고 해 차박인데요.

차에 간단한 타프를 연결해 생활공간을 만들고 차 내부는 마치 침대처럼 꾸미는 방식입니다.

경북 경주의 한 해수욕장.

궂은 날씨에도 해변 앞에 주차를 해놓고 야영 중인 차들이 많습니다.

텐트를 설치하는 기존 방식보다 간편한 차박을 하는 시민들입니다.

[노정재/울산 유곡동 : 주차만 하면 바로 되고 이게 전기차라서 굉장히 편리하게 되는 거지. 차가 크니까 모든 걸 가지고 다녀도 되고.]

[차박 야영객 : 설치랑 이동이 빠르다는 거랑. 비올 때 빨리 철수할 수 있고…]

그렇다 보니 폭우가 쏟아져도 차박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만 댈 수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는 데다 금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강원도 평창의 한 공원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 텐트 설치 및 캠핑카를 이용한 숙박은 금지라고 돼 있지만, 보시다시피 캠핑카들과 텐트를 펴 둔 차박 이용객들이 눈에 띕니다.

[카라반 숙박사이트로 이동해 주세요. 주차장은 안 돼요.]

하지만, 물이 불어나면 나가기 편해야 한다며 요지부동입니다.

[주차장 이용객 : 거기(카라반 숙박 장소)는 나오는 시간이 걸리니까 하려면 여기서 숙박하면서 바로 뭔 일 있거나 하면 바로 튀어 나갈 수 있으니까…]

[평창군 관계자 :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다 보니까 주차장에다가 텐트도 치고 뭐 카라반도, 차박도 하고 이러시는 분들도 있어요.]

차박으로 유명해진 강원도 강릉의 한 마을입니다.

지금은 평일인 데다 날씨가 흐려서 차가 많지 않은데요.

평소에는 어떻길래 이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작은 마을 주민들이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른바 '차박의 성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강릉 안반데기 마을입니다.

주민들은 쓰레기와 화장실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마을 주민 : 말도 못 해요. 음식 찌꺼기를 넣어 놓아서 내려가지를 않는 거야. 이게 거품으로 하기 때문에 대변만 보면 내려가게 돼 있는데…]

주차장에 자리가 없으면 농로에 차를 대기도 해 경찰을 부르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김시문/안반데기마을 이장 : (방문객들이) 작물도 뽑고 이러니까. 뽑아서 가지고 간다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니까 마찰이 생기고 싸우고, 나중에 안 되면 경찰 부르고…]

경주의 청룡폭포, 늦은 밤이지만 차박과 캠핑족들로 강변이 꽉 찼습니다.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애초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집에 가지고 가게끔 했어야 했지만, 쓰레기장이 한쪽에 마련돼 있습니다.

그런데 분리수거 구역이 나누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정화/주민 : (전에는 분리수거 구분이 돼 있었나요?) 네, 했어요. 따로 구분해 놨는데 하다가 안 됐어. 뭐 재활용 뭐 없이 막 담아 버리지.]

밤늦게까지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노랫소리는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박 여행객 : 크게 이야기를 한다든가,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다든지. 그건 절대 하면 안 되거든. 외국에 가면 절대 그런 거 없잖아. 걷는 것도 살살 걸어. 깨니까…]

캠핑카 등이 알박기를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김포의 경인 아라뱃길.

카라반이나 캠핑카를 주차할 수 없지만, 주차비를 받지 않다 보니 주차장은 이런 대형 차량에 점령된지 오래입니다.

경고장이 붙지만 소용도 없습니다.

텐트 알박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와서 안에 사람도 없는데, 텐트만 덩그러니 남아 자리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민 : 집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이 자리를 잡아 놓으려고 하는 거지. 사람들 주말 되면 또 오겠지, 뭐…]

꼭 차박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캠핑 문화는 아직 시민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 법규 준수, 흔적 남기지 않기, 이 둘을 잘 지키는 시민의식이 자리를 잡아야 야외활동을 장려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VJ : 서진형 / 인턴기자 : 이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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