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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 갈 곳 잃은 주민들, 산사태 불안 떨며 '쪽잠'

입력 2020-08-06 20:54 수정 2020-08-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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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충청 지역입니다. 359㎜의 폭우가 내린 제천 봉양읍의 마을들은 나흘이 지난 지금도 고통 속에 잠겨 있습니다. 보금자리는 처참하게 부서졌고, 논밭과 도로는 폐허가 됐습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제천 봉양읍의 구곡리로 들어서는 길 곳곳이 뜯겨져 나갔습니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한 농민은 한숨을 토해냅니다.

[이영하/충북 제천시 구곡리 주민 : 벼도 이거 시퍼렇게 보이죠. 이거 다 못 써요. (원래 이게 다 벼예요?) 아니, 이게 다 벼지. 이거 다 논이에요.]

간신히 고추는 살아남았다면서도 슬픔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영하/충북 제천시 구곡리 주민 : 아이고, 죽겠습니다. 진짜. 하늘도 무심하고.]

옆 동네인 마곡리 사정도 마찬가지.

잘 곳을 잃은 주민들이 모여 회관에서 잠을 청합니다.

[차순자/충북 제천시 마곡리 주민 : 산사태가 나가지고 집만 간신히 붙어 있어. 바로 집이 산 밑이거든. 무서워 갖고 집을 못 가겠어.]

[김상욱/충북 제천시 마곡리 이장 : 불안해서 잠을 못 자. 3분 생사가 갈림길이. 막 피해 나가지고 밀어 닥쳤더라고.]

살던 집터엔 돌덩이만 가득하고, 그나마 남은 집 반쪽은 아슬한 모습입니다.

[주만성/충북 제천시 마곡리 주민 : 한 7시~8시 때 이게 다 나간 거야. 다 집이 쓸려 내려간 거야.]

연박리의 한 주택은 흙에 무너질 뻔했습니다.

제 눈높이까지 흙이 쌓여 있는 이곳은 원래 보일러실이었습니다.

이렇게 벽이 쓰러진 것도 보이고 문이 찌그러져 있는 상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바로 등 뒤에 있는 이 나무가 언제든지 무너져 주택을 덮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조흥/승려 : 비가 그치면 걱정할 거 없어요. 비가 계속 온다니까, 바람도 분다니까. 이게(나무가) 넘어지면 2차 피해가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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