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 3법'을 꺼낸 건 전월세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서울에서 수도권으로까지 번지면서 '전세 난민'이 늘고 있습니다. 매매 계약을 두 번이나 취소당하고 전셋집도 구하지 못해서 결국 오피스텔에 월세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얼마 전 전셋집에서 오피스텔 월세로 옮겼습니다.
집을 사려고 두 번이나 계약했는데 집주인들이 모두 계약을 취소했고, 전세 매물은 씨가 말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할 때만 해도 이런 상황은 꿈도 못 꿨습니다.
그런데 6.17 대책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자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모 씨/경기 고양시 일산 거주 : 집값이 오르니까 취소가 됐죠. 연락이 왔죠, 부동산에서. 주인이 안 판다고. 계약서대로 해주면 배로 물어준다는 거죠.]
결국 김씨는 가계약금의 배만큼만 받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른 아파트를 계약했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집주인이 "없던 일로 하자"고 했습니다.
[김모 씨/경기 고양시 일산 거주 : 간신히 하나 나온 게 (있어서) 그것도 계약을 했는데 또 그쪽에 오르니까, 풍선효과로. 안 올랐던 것들이니까 덩달아 같이 오르는 거죠.]
결국 김씨는 전세를 찾다 매물을 구하지 못해 월세살이를 시작했습니다.
[김모 씨/경기 고양시 일산 거주 : 집 전세도 월세도 구하다 못해 여기 와 있다니까요. 기존에 있던 짐들은 다 지금 창고에 있어요.]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불안과 전세난이 이처럼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이 전셋값 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한문도/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 4~5개월은 과도기적인 전세시장의 혼란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중장기적으로 안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임대아파트 등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대책을 내놔야 전세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