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평창의 한 식물원에 눈에 띄는 조형물이 세워졌습니다. 소녀상 앞에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남성 조형물과 관련해 "아베 신조 총리를 본 뜬 거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식물원 측은 "누구를 특정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한복을 입은 소녀상이 꼿꼿이 앉아 있습니다.
그 앞에는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소녀상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 내에 설치된 조형물입니다.
식물원 측이 한 조각가에 의뢰해 2016년 제작한 것으로, 식물원이 재개장한 지난달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영원한 속죄'라는 제목을 단 이 조형물엔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식물원 측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형물 속 남성이 아베 총리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부인했습니다.
[김창렬/한국자생식물원장 : 아베를 지칭해서 만든 작품은 아니고 누군가가 사죄를 할 사람이 사죄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거죠.]
과거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소녀상 철거까지 요구했던 일본 정부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사실 확인은 안 했지만 그런 일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언론들도 이 조형물 사진을 보도하며 한국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다른 나라의 지도자를 예우하는 외교 관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식물원 측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제막식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