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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대벌레·매미나방 창궐…전국 뒤덮은 돌발 해충

입력 2020-07-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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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자꾸 벌레들이 여기저기서 골칫거리입니다. 밀착카메라가 다뤘던 매미나방 유충들은 이제 성충이 돼서 내년 부화까지 준비하고 있고요. 웬 대벌레가 잔뜩 나온 곳도 있습니다.

지난겨울이 워낙 따뜻해서 이렇게 된 거라는데, 어떻게 처치하면 좋을지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가 고민해봤습니다.

[기자]

서울 은평둘레길로 들어서는 서오릉고개.

들어서는 길부터 살충제 살포 작업이 한창입니다.

[김수길/은평구청 방제작업 : 이쪽은 처음이고 정상에 거기는 3번을 뿌렸어요.]

올해 갑자기 늘어난 대벌레 때문입니다.

[문규승/은평구청 방제작업 : 지금 (대벌레) 약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 약도 써 봤다가 실험을 하려고 여러 가지 약을 써 봐요.]

지나가던 등산객은 산 정상으로 가보라며 혀를 내두릅니다.

[심기섭/서울 응암동 : 엄청 많아요. 수억 마리 돼요.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많아요. 저번 주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거예요.]

대벌레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산 자체에 대벌레가 얼마나 많은가 하면요.

이 나무를 덮고 있는 게 전부 대벌레들입니다.

그리고 나뭇잎을 전부 먹어 치워서 아예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인데요.

여기도 나뭇잎을 다 먹어 치워서 이게 나뭇가지인지 대벌레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천적 까마귀에겐 풍족한 먹잇감이 돼주고 있지만, 수를 조절하긴 어렵습니다.

정상엔 더 많습니다.

[조복준/서울 은평구 신사동 : 못 앉아 있잖아요, 지금. 앉아 있다가 벌떡벌떡 일어나잖아요. 소름 끼치죠. 저 나무 잎사귀 다 갉아먹은 거지.]

사람에게도 들러붙습니다.

[어디요? (신발, 신발!) 으아아, 으악!]

작은 나뭇가지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벌레 사체들입니다.

지금도 방역 작업이 한창인데요.

이틀 전, 그리고 어제(19일)도 퇴치 작업을 했지만, 벌써 쌓여있는 벌레들이 이 정도나 됩니다.

대벌레는 지금까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불빛을 향해 몰려드는 매미나방들.

창문마다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

알집도 보입니다.

고수동굴로 유명한 충북 단양군, 매미나방떼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차승근/가게 점원 : 30분 전에도 한 번 한 거거든요? 약을 뿌리든 뭐를 하든 죽어도 계속 날아오니까 이렇게 하는 거밖에 방법이 없어요.]

건물 안도 예외가 아닙니다.

[김동수/음식점 운영 : 이게 그냥 붙어 있는 게 아니고, 붙어 있으면 또 알을 낳잖아요. 특히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그냥 다른 데 가시고…]

인근 마을에선 포충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포충기 불빛을 보고 매미나방들이 달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포충기 안으로 들어와서 나방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닥에도 매미나방 사체들이 널브러져 있는데요.

오늘 비가 와서 예전만큼 개체 수가 많은 건 아니라고 하는데, 지난 이틀 동안 잡힌 매미나방이 수만 마리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한석원/충북 단양군 장현리 이장 : 화학적 약재로 살포해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방법이 아니라 정말 친환경적이죠. 물리적으로 이렇게 유인을 하는 거니까.]

다음 날 아침.

망 안에 갇힌 나방들을 포대에 담는데, 가루가 먼지처럼 날립니다.

[이게 피부에 알레르기가 일어나요. 아주 잔기침이 많아지고 그래서…]

너무 많아 불을 붙여 소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 하나에 500알이야. 이러다 보면 몇 마리야.]

인접한 나무엔 매미나방 알집이 가득합니다.

단양군 보호수인 150년 된 느티나무입니다.

나뭇가지마다 매미나방 알집이 거의 도배되다시피 한 모습인데요.

이대로 겨울을 나면 매미나방 수백만 마리가 창궐할 수도 있는데, 나무가 높아서 알집을 제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올해 매미나방은 수도권과 충청·강원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노명심/서울 논현동 : 소름 끼치지. 저게 나방이 돼서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징그럽겠는가.]

서울 청계산 등산로는 취재진이 닷새 전 찾아갔을 땐 알집이 제거돼 있었지만 오늘 다시 알집들이 생겨나 있었습니다.

이런 돌발해충들을 잡기 위해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면 천적들은 물론 벌이나 나비까지 죽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리적인 방법으로 알집을 긁어내고 있는 실정인데요.

마을 이장님의 포충기 사례처럼 민관이 합심해서 대응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VJ : 서진형 /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인턴기자 : 이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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