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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수사 독립성 보장"…대검 "기본 저버리는 것"

입력 2020-07-01 18:23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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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조금 전 국회 법사위 얘기도 들어봤는데, 검언유착 의혹 관련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집한 전문수사자문단을 놓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조금 전에 긴급 현안질의 내용을 포함해서 대검과 중앙지검과의 긴장감, 또 갈등의 이유는 뭔지 앞으로 파장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최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반포대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죠. 그리고 각각의 수장이자 검찰 No.1 윤석열 검찰총장과, No.2 이성윤 중앙지검장 간의 신경전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반포대로가 살얼음판이 됐습니다. 소위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서 말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리기로 한 것을 두고 추미애 장관이 "수사팀이 이의제기하는데도 꾸리게 된다면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나"라며 사실상 수사팀에 힘을 실었죠.

곧이어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에, 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재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해 비정상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됐다는 이유와 함께 수사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실상 대검 수뇌부의 지휘를 거부하겠다는 뜻인데요.

대검찰청도 곧바로 입장을 밝혔는데요. "됐거든" 중앙지검의 요구를 모두 거부했습니다. 채널A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더니, 이제 와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보완 수사를 지휘했지만 응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자문단에 회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나 3번째 요구에 대해서 대검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는 건,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급 기관의 지휘를 받는 수사의 기본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검과 중앙지검간 공방인 만큼 윤석열 총장과 이성윤 지검장 간의 신경전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두 사람은 닮았지만 또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국정원 댓글 수사로 지난 정권에 찍혀 한직을 전전한 윤 총장. 그리고 소위 검찰 내 비주류로 보수 정권하에서 주목받지 못했고, 서울동부지검 형사부장 시절, 직속 부하 검사가 피의자와 성관계를 하는 사건이 불거져 한직을 전전한 이 지검장. 하지만 두 사람은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부활했죠. 윤 총장은 승진과 동시에 중앙지검장에 올랐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검찰 빅4 가운데 세 자리를 잇따라 지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검찰총장이죠.

하지만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거치면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수사 당시 검찰국장이던 이 지검장이 이런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묘한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오신환/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0월 17일) : 이성윤 검찰국장이 한 부장께 전화로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라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통화하신 사실이 있습니까?]

[한동훈/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지난해 10월 17일) : 그런 사실이 있습니다.]

[오신환/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0월 17일) : 검찰사무 총괄하는 검찰총장이 있는데 법무부에서 총장을 배제한다라는 개념의 의미가 뭐예요?]

[한동훈/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지난해 10월 17일) : 배제한다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이 사안의 성격상 총장께서…]

[오신환/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0월 17일) : 빠져라 이거예요, 총장은.]

그리고 당시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대통령이 직접 차관과 함께 불러 법무부를 잘 이끌어 주고, 검찰에 대한 관리 감독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법무부 차관 및 검찰국장 면담 (지난해 10월 16일) : 법무부의 2차적인 감찰 방안들이 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그리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그래서 그것이 검찰 내에 어떤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좀 방안들을 잘 마련하셔서 준비가 되면 저에게 한번 직접 보고를 이렇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이 10.1%를 얻은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민주당 인사를 제외한 후보군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면서, 본인 의도와는 관계없이 정치권은 여러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추미애 장관의 지시를 어긴, 항명 때문이다", "장관과 충돌해 지지율이 올라갔다"며 "큰 그림을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수사를 한 것"이냐는 주장이 나왔고요. 통합당이 대선 후보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야당 자체에 워낙에 인물난이 있으니까 지금 윤석열 총장도 좀 키워보자는 흐름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야당의 일각에서는 '야, 우리가 저 검찰총장이라도 좀 키워 보자'라고 자꾸 이 문제들을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해 통합당에선, 우리도 윤 총장이 달가울리 없다, 우리랑 불편한 관계인 거 뻔히 알지 않냐며, 오히려 여당, 추미애 장관이 키워 준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하태경/미래통합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석열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은 사람이잖아요. 전 정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게 했는데 이 정권에 대해서는 솜방망이다. 이건 본인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데 이 상황에서 계속 윤석열 때리기 하면 결국은 윤석열 키워주는. 그러니까 추미애 장관이 지금 윤석열 선대본부장 같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통합당의 킹메이커를 자처한 두 분,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무성 전 대표는 윤 총장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김종인 위원장은 "검찰총장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 할 수 없지 않나"며 선을 그었습니다. 김 전 대표는 "국민들이, 자기 일에 소신을 굽히지 않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는 현상"으로 평가하면서 "아직 공무원이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의 입장이 다른 것 같긴 하지만, 현직 검찰총장이 신분에서 벗어난다면,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검언유착' 자문단 놓고… 윤석열·이성윤 '긴장 고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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