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얘기입니다. 어제(22일) 확성기가 처음 확인됐는데 오늘은 이미 20여 대를 설치했다는 소식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김민관 기자가 직접 현장에 가서 대남 확성기를 취재하고 인근 주민들도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언덕 위로 직사각형 모양의 검정색 물체가 눈에 띕니다.
스피커 수십여 대를 쌓아 만든 '대남 확성기'입니다.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주간에는 10km, 야간에는 24km 떨어진 곳까지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북한과 약 3km 떨어진 경기도 파주의 한 마을입니다.
만약 북한의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다면 이곳까지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미 설치를 마친 확성기는 20여 대나 됩니다.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성자/경기 파주시 오금리 주민 : 불안하고 겁나지 북한도 가깝고…방송했을 때 엄청 시끄러웠지 무섭고…방송할 때 무섭더라고.]
이곳은 북한이 내려다보이는 강화군 평화전망대입니다.
강 너머 보이는 곳이 황해북도 개풍군인데요.
언덕 가운데 확성기가 설치돼 있고, 주변 수풀들도 정리된 모습입니다.
4년 전, 북한이 확성기로 방송을 할 때도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상당했습니다.
2018년 판문점 선언과 함께 대남 확성기는 모두 철거됐습니다.
남과 북이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등을 중지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을 빌미로 북한은 확성기 방송도 다시 할 태세입니다.
확성기 방송은 남북이 다시 동시에 하면 북한이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우리 측 장비가 성능도 좋고 북한 확성기 방송에 동요할 우리 국민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밀어붙이는 건 남한이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면 도발의 명분을 쥔다고 계산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15년 확성기 방향으로 고사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면 맞대응을 고려 중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