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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임계장' '고.다.자'로 불리는 경비원들

입력 2020-05-12 18:48 수정 2020-05-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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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갑질에 숨진 경비원 추모물결 "엄벌 촉구" 청원 봇물

(지난 10일) 아파트 경비원 극단 선택…
"입주민 폭언·폭행 시달려"

[고 최희석 씨 친형 (JTBC'뉴스룸'/어제) : 울면서 '형님, 나 힘듭니다 힘듭니다…']

[주민A (JTBC'뉴스룸'/어제) : 너무 성실하신 분이라…(아파트) 생긴 이래 처음으로 이런 분이 들어오신 거예요. 그래서 다들 그냥 안타까우니까.]

초소 앞에 차려진 추모 공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어제(11일)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로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고인을 향한 애도 속에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벌써 15만 명의 동의를 얻고 있습니다. 숨진 경비원도 동생을 떠나보낸 친형도 가해자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고 최희석 씨 친형 (JTBC'뉴스룸'/어제) : 찾아와서 미안하다 그러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핍박을 받고 이런 세상이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가 이 방송을 들으면 오십시오. 오셔서 잘못했다고 그러고 앞으로 잘 지내자고 그러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 A씨는 폭행은 근거 없는 사실이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일관되게 주장합니다. 한편 해당 입주민이 최씨에게 '머슴'이라 부르며 수술비 협박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인데요. 경찰은 A씨를 출국 금지하고 이번 주에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유족들은 A씨의 사과를 기다리겠다며 오늘로 예정됐던 발인도 미뤘습니다. 최씨의 추모 모임을 마련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열악한 현실을 증언하고 재발방지책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현실에는 '을 중의 을'일 수밖에 없는 경비원 불안한 이중 고용 구조가 문제라고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최혜인/직장갑질 119 노무사 (JTBC '정치부회의'와 통화) : 아파트와 용역업체가 계약을 체결하고 용역업체와 경비 노동자가 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인데 용역업체와 아파트와의 계약도 주기적으로 변경이 되고 그 과정마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면 다시 이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이중으로 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계약직보다 이중의 고용불안을 느낀다,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노령이라는 이유로 단기간 고용되는 관행 역시 그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은퇴 뒤 아파트 경비 일 등을 하며 겪은 일을 책으로 낸 조정진 작가는 맨 처음 들은 호칭이 '임계장'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정진/63세 <임계장 이야기> 저자 : 임계장, 임계장 그러는 거예요. 조씨니까, 저는 임가가 아니라고 몇 차례 이야기했죠 '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다' 그런 뜻으로]

그러면서 고르기도 다루기도 자르기도 쉽다고 해서 '고.다.자'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은 이들뿐만은 아닐 겁니다. 이미 관련 법 조항도 만들어져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정치권에서도 재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김부겸 의원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악행은 사각지대에서 벌어진다"며 관련법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계속되는 입주민 폭언에 경비원이 분신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경비원의 노동 환경 개선 논의로 뜨거웠지만 글쎄요 안타까운 현실은 크게 변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희생을 당하고 또 당한 뒤에야 이뤄지는 논의 그리고 땜질 처방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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