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래통합당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휴일을 거치면서 후보군도 좀 좁혀졌는데요. 크게는 주호영 의원에 이어 권영세 당선자가 경선에 뛰어들면서 어떻게 보면 수도권 당선자, 또 영남의 다선 의원이 맞붙는 형국이 됐습니다.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소식 등을 고석승 반장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21대 국회 미래통합당의 첫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큰 의미를 갖는 경선인데요. 우선 새로 문을 여는 국회의 첫 원내대표라는 상징성도 있고요. 무엇보다 당 대표가 부재한 상황인 만큼 대표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더해진 상황이기도 합니다. 휴일 전 출마 선언을 한 주호영 의원에 이어 오늘(6일)은 권영세 당선인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권영세/미래통합당 서울 용산 당선인 : 반드시 원내대표가 되어서 당과 나라를 구할 희망의 길을 열겠습니다. 모든 것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각과 맞지 않는 우리만의 고집들 이제 모두 버려야 합니다.]
일찌감치 출마 입장을 밝혔던 김태흠 의원과 이명수 의원은 오늘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는 각오로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지만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이만 출마의 뜻을 접고자 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태흠 의원의 중도 포기로 경선은 3파전, 아니 이제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는데요. 한 명씩 보시죠. 21대 국회 기준으로 보면 5선의 대구 수성갑 주호영 의원과 4선의 서울 용산 권영세 당선자가 맞붙게 됐습니다. 영남권 출신 후보와 수도권 출신 후보의 대결이 됐습니다. 참고로 주호영 의원은 충청권의 이종배 의원을, 또 권영세 당선자는 영남권의 조해진 당선자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내세웠는데요. 나름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각각 친이계 또 친박계로 한때 알려졌지만 현재는 계파색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닙니다. 또 주호영 의원은 판사로 권영세 당선자는 검사로 일한 바 있어 법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법시험은 주호영 의원이 1년 먼저 붙었는데 정치 입문은 권영세 당선자가 2년 먼저 했습니다. 권영세 당선자는 200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부터 2012년까지 내리 3번을 이겼지만 이후 연거푸 낙선한 뒤에 이번 총선에 4선에 성공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캠프 상황실장으로 선거운동을 지휘한 바 있습니다.
[권영세/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 (2012년 11월 12일) : 박근혜 후보는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민생 행보를 통해서 위기에 강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 당당하면서도 또 세심한 배려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것입니다.]
주호영 의원은 2004년 정치 입문 이래 선거에선 한 번도 지지 않고 내리 5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2009년엔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을 맡기도 했죠. 당 대표에 도전한 적도 있었는데요. 2016년 전당대회 당시에 사실상 비박계 대표로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이정현 후보에게 패배하고 말았죠.
[주호영/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6년 8월 9일) : 특권을 타파하고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진지하고 겸손하게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여러분.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 이제 9회말 선택의 시기입니다. 4번 타자 혁신 단일 후보 저 주호영이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20대 국회에선 통합당 영남권 출신 원내대표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5년 19대 국회 당시 유승민 의원이 마지막 영남권 출신 원내대표였죠. 원내대표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줬던 그 유명한 '배신의 정치' 논란이 이때 나왔습니다.
[유승민/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5년 4월 8일) :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이렇게 주장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격분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6월 25일) :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을 내야 합니다.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을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그 후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고 이듬해 총선에서 공천도 받지 못했죠. 박근혜 청와대의 분노를 산 게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원내대표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경선에선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을 이기고 돌아온 주호영 의원과 강남 3구를 제외하고 통합당 후보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권영세 당선자 간의 팽팽한 대결이 예상되는데요. 주호영 의원이 5년여 만에 영남권 출신 원내대표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권영세 당선자가 수도권 4번 연속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를 이어갈지, 결과는 이틀 후면 나옵니다. 40명에 이르는 초선 의원들의 마음이 변수인데요. 관련 이야기는 들어가서 더 해보죠.
일단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통합당 원내대표 2파전…변수는 초선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