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일)은 백서른 번째 맞이하는 세계 노동자의 날입니다. 코로나19로 고용이 불안해진 데 더해서 이틀 전 일어난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그 어느때보다 침울한 노동절이었습니다. 이번에 희생된 노동자 서른여덟 명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위험천만했던 현장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길도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유가족들은 경찰이 제대로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부검을 하려 했다고 반발했고, 경찰은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노동계는 참사의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첫 소식 김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사고로 숨진 희생자는 38명,
이 가운데 40대에서 60대까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들이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다치기 일쑤였지만, 일을 마다할 수 없었습니다.
[희생자 가족 : 공장일 하다가 몇 번 다치신 건 기억…다리도 몇 번 다치시고…]
코로나19로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자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러 나온 노동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터는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용접작업과 우레탄폼 패널 작업의 화재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희생자들의 떠나는 길도 마지막까지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부검 소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희생자 가족 : 먼저 가르쳐준다고 했잖아요. 확인되면 먼저 가르쳐주는 게 맞잖아요.]
경찰이 유가족에게 신원 확인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리기 전에 부검을 하겠다는 얘기부터 전한 겁니다.
경찰은 유가족을 찾아 사과했습니다.
[나원오/경기남부지방경찰청 형사과장 : 의사소통 과정에서 제대로 충분한 설명을 못 드린 부분을 사죄드렸고,
그러나 부검해야 하는 불가피성에 대해서 유가족들에게 이해를…]
육안이나 혈액 채취로 사인을 밝히기 어려운 희생자 15명은 부검이 이뤄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