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희생자 가운데는 곧 태어날 셋째 아이를 기다리던 아버지도 있습니다. 또 환갑의 나이에도 생계를 위해 현장을 지켰던 노동자도 있습니다. 유족들의 임시 거처에선 눈물과 탄식이 이어졌습니다.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조카는 늦둥이 셋째 아이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A씨/희생자 삼촌 : 제일 큰애가 중학생,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늦둥이가 (아내) 배 속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지금까지, 공사 현장에서만 10년을 넘게 일했습니다.
가정을 일찍 꾸려 제대로 쉰 적이 거의 없습니다.
[A씨/희생자 삼촌 : 힘들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죠. 할 말 제대로 못 하고…]
동료들에게 늘 '최고'라 칭찬받던 아들.
주로 높은 곳에서 일하는 탓에 행여나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화재로 황망하게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B씨/희생자 엄마 : 최고래. 일 잘하는 동료. 게으름 안 피우고. 이렇게 사고 나서 죽는 건 생각지도 않고…]
현장으로 향하는 길, 아들이 살아있길 간절히 빌었지만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B씨/희생자 엄마 : 차라리 떨어지는 게 나았어. (그러면) 살아 있잖아. 오죽하면 어제 대전에서 올라오면서 00이가 살아만 있어다오.]
환갑의 나이에도 생계를 위해 현장을 지켰던 삼촌은 결국 현장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C씨/희생자 조카 : (현장에서) 다리도 몇 번 다치시고, 코뼈랑 이빨도 한 번 부러져서… 제가 듣기로는 (이번 일도) 자기가 한다고 먼저 말씀을 하셨나 봐요.]
아버지 소식을 듣고 군대에서 급히 복귀한 아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주저앉아 오열하는 노모.
유가족의 임시 거처에는 눈물과 탄식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A씨/희생자 삼촌 : 다른 세상에 가서는 이런 현장에서 이런 일이 없도록…그 말밖에 할 말이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