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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특유의 '모른체' 화법…"관심없어, 묻지마, 더 무슨얘길"

입력 2020-04-29 15:57

"나는 자연인" 통합당과 거리두기…'4개월 비대위'에 불쾌한 기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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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 통합당과 거리두기…'4개월 비대위'에 불쾌한 기색도

김종인 특유의 '모른체' 화법…"관심없어, 묻지마, 더 무슨얘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통합당과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통합당에선 최근 비대위 전환을 놓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반뿐 아니라 김종인 개인에 대한 긍정과 부정, 김 내정자의 총선 참패 책임론까지 뒤섞인 양상이다. 그는 2주일 전까지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특히 비대위원장 임기 제한을 없애기 위한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김 내정자는 언론에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특유의 '모른체' 화법이 등장했다.

29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김 내정자를 기다린 기자들은 그에게 비대위원장직 수락 여부, 당내 반발 여론, 상임전국위 무산에 대한 입장 등을 여러 각도로 질문했다.

김 내정자는 귀찮다는 듯 "어저께 이미 다 얘기했는데 뭘 자꾸 물어봐"라고 답했다. 그는 전날 "난 아무 얘기 듣지를 못했어요. 지금까지"라고 말했다.

자신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그래서 얘기할 것도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접하지 못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짐짓 모른 체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어진 '수락도 거절도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관심이 없다고 얘기했으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나한테 묻지 말아요. 무슨 말을 더하라고"라고 답했다.

'통합당 지도부가 여건을 만들겠다는데'라고 하자 "그건 그 사람들이 하는 건데, 왜 자꾸 나한테 물어보나"라고 되물었다.

또 '통합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라고 질문하자 "통합당이 어떻게 되고 하는 건 나랑 더이상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가리켜 "자연인"이라고 거듭 표현했다. 통합당에서 아무런 직(職)도 맡지 않았다는 의미다. 자신을 둘러싼 통합당의 분란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내정자는 통합당의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자 "전대를 하고 안 하고는 통합당 사람들 얘기"라며 "어제 얘기했잖아. 나는 자연인"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상임전국위 미달 직후에도 '한 말씀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내가 뭘. 나는 자연인인데"라며 언급을 피했다.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 임명안은 가결됐다'는 말에도, '임기 연장은 무산됐다'는 말에도 한사코 "아무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라는 반응만 보였다.

김 내정자는 전날 상임전국위 무산으로 '4개월 임기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되자 측근을 통해 "추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게 전부다.

그는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까지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놓고 떠나겠다는 조건을 달아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바 있다.

결국 김 내정자가 통합당과 거리를 두는 것은 당 스스로 비대위원장 임기 문제를 풀어와야 다음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리형 비대위원장' 자리에 잠시 앉아 있다가 전대 이후 떠나라는 당 일각의 주장에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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