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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딸 납치했으니 대신 돈 갚아" 또다시 고개드는 보이스피싱

입력 2020-04-27 10:45

자녀 납치 빙자한 보이스피싱 범죄 강릉과 고성서 잇따라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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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납치 빙자한 보이스피싱 범죄 강릉과 고성서 잇따라 발생

"당신 딸 납치했으니 대신 돈 갚아" 또다시 고개드는 보이스피싱

"당신 딸이 돈을 갚지 않아 납치했다. 돈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

지난 17일 강원 강릉에 사는 A(64·여)씨는 자신의 딸을 납치했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땅이 꺼지는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랐다.

전화기 너머로 울고 있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울음소리가 딸이라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 전화기의 남성은 겁에 질린 A씨에게 "우리는 사채업자인데 딸이 친구 보증 5천만원을 서고는 돈을 갚지 않고 있어 납치했다"고 한 뒤 "지금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장기를 적출해 팔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A씨는 전화를 건 남성의 지시에 따라 현금 수거책에게 1천500만원을 건넸다.

같은 날 강원 고성에 사는 B(75·여)씨와 인제에 사는 C(67·여)씨도 같은 피해를 봤다. 수법은 비슷했다.

전화기로 울고 있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준 뒤 "돈을 갚지 않아 납치했으니 딸이 갚아야 할 돈을 대신 갚으라고 윽박질렀다.

B씨와 C씨 역시 딸의 납치 소식에 놀라 현금 수거책에게 각 1천500만원과 980만원의 돈을 건네고서야 뒤늦게 보이스피싱 조직에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27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자녀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최근 도내에서만 5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자녀 납치를 가장한 뒤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자녀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말투로 협박한 뒤 돈을 뜯어내는 고전적인 수법을 썼다.

하지만 자녀의 안위가 무엇보다 급박했던 피해자들은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편취한 금액만 7천480만원에 달한다.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추적을 통해 말레이시아 국적의 23세 여성과 25세 남성을 각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말레이시아 국적의 남녀는 관광 비자 등으로 국내에 입국한 뒤 강원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20여건의 여죄가 있는 것으로 보고 범행을 지시한 보이스피싱 상선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자녀의 현재 상황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지인이나 학교, 직장 등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해 뒀다가 만약 납치 전화를 받으면 먼저 주변인에게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 납치를 빙자한 수법의 보이스피싱은 도내에서 2017년 5건(피해액 1천868만원), 2018년 5건(1천520만원), 2019년 5건(2천670만원) 등이다.

또 전체 보이스피싱 사건은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261건이 발생해 51억6천만원의 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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