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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통합당에 관심 없다"

입력 2020-04-20 18:50 수정 2020-04-20 19:01

'총선 참패' 미래통합당, 어디로 가나?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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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미래통합당, 어디로 가나?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앞서도 얘기했지만, 미래통합당의 지도부 문제가 큽니다.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충돌을 하고 있고요.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자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반발 기류도 있습니다. 왜 자꾸 외부에서 인사를 데려오냐, 이런 목소리도 있고요. 아예 이 기회에 당을 해체하고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상황을 고석승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총선 치른 지 닷새나 지났지만 미래통합당은 아직 총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향후 당을 이끌 선장과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또 누구에게 맡길지도 정하지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격론이 오간 끝에 일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잠정 결정한 상황이긴 합니다.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는 게 낫겠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빨리 수습하는 게 낫겠다, 라는 의견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물론 전당대회 쪽으로 가자는 의견도 계시긴 계셨는데 최대한 신속하게 이렇게 비대위 쪽으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게 대다수였고요.]

물론 조금 전에 있었던, 의원총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로 가자, 이런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럼 비대위를 누가 이끄느냐 바로 이 부분인데요. 현재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인데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은 오늘 새로운 인물을 언급했습니다.

[심재철/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 심재철 비대위가 될지 홍길동 비대위가 될지 어떻게 될지 이런 것들 여러 가지 것들이 같이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될 사항들이 있긴 있겠죠.]

당연히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비대위 구성을 놓고 특히 비대위원장으로 누굴 내세울지를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그리고 오늘(20일)도 당 안팎 많은 인사들이 김종인 위원장을 추천했는데요.

[김영환/미래통합당 최고위원 : 리더십을 가지고 대국민 설득을 해낼 수 있는 인물은 지금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라 김종인 위원장밖에 없지 않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준표/무소속 대구 수성을 당선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7일) : 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고 하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대 기류도 당내에 존재합니다.

[김태흠/미래통합당 의원 (음성대역) :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종인 위원장도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김종인/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 음성대역) : 자기네들이 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나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원래 그 당의 생리가 그렇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 당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 기시감은 저만 느끼는 건가요. 비대위를 꾸리냐 마느냐, 비대위원장은 누구로 하느냐 마느냐. 이미 여러 번 본 장면 같은데요. 시간을 좀 되돌려 볼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새누리당이 사분오열되어가던 그때도 해결책으로 등장한 건 비대위였습니다. 당시에도 외부 인사였던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를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웠습니다.

[인명진/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2016년 12월 29일) : 오늘 이 시간부터 제가 이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일을 하게 되겠습니다마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는데 이 당 소속의 국회의원이 여기에 대해서 책임 없다고 아무도 말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들은 국회의원 배지를 오늘부터 시작해서 당에 반납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인명진 위원장은 당 개혁의 핵심으로 강조했던 이른바 인적쇄신 과정에서 친박계와 충돌을 빚었습니다.

[인명진/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2017년 1월 3일) : 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탈당하라는 그런 정도에 말하자면 하라는 건데 그건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는 게 좋겠다.]

[서청원/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7년 1월 4일) : 대한민국 정당 역사상 비대위원장이 이렇게 무소불위의 오만한 행태를 보인 적은 없습니다. 폭군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당신이 말한 인적청산의 기준에서 다른 정치인들의 할복을 이야기하기 전에 스스로 '정치적 할복'을 하는 것이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뒤 치러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은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진 뒤에 홍준표 대표의 사퇴로 자유한국당은 다시 한 번 비대위를 꾸렸습니다. 이번에도 외부 인사를 내세웠습니다.

[김병준/당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2018년 7월 17일) : 오늘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소명을 받습니다. 정말 무거운 마음입니다. 국민들이 우리에게 바꾸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바꾸라고 명하고 있고,
한국 정치를 바꾸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서 대과없이 무난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김병준 위원장 역시 인적쇄신 과정에서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으로 임명했던 전원책 변호사를 한 달여 만에 해촉하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전원책/변호사 (2018년 11월 14일) : 문자메시지로 저는 해촉되었습니다. 그들이 문자로서 해촉한 걸 이제 와서 제가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례가 있다 보니, 이번 비대위 역시 잘 굴러갈 수 있을지 벌써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당 해체를 주장하며 이번 총선에 불출마했던 통합당 김세연 의원은 오늘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김세연/미래통합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 해체가 근본 처방이라고 생각하고요. 해체해서 수구정당과 개혁정당으로 마치 구조조정 있을 때 은행이나 기업들이 부실채권들 모아놓은 배드뱅크와 우량자산들을 모아놓은 굿뱅크로 나눠서 새롭게 출발하듯이 그런 정도의 근본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 이야기는 들어가서 좀 더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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