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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극복 중단되나…김부겸 대구서 낙선

입력 2020-04-15 23:22 수정 2020-04-16 01:27

보수 텃밭 대구서 3번 만에 당선됐지만 다시 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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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대구서 3번 만에 당선됐지만 다시 낙선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5선에 도전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낙선했다.

그가 지난 20대 총선 당선 후 대구에서 싹을 틔웠던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과제는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 유세 마지막까지 "인물을 키우지 못하면 대구는 10년 이상 정치적 주변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그의 바람에 미치지 못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김 후보가 대구에 처음 출마한 것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이다.

16대 총선부터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중진이었지만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를 없애겠다며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김 후보가 시작한 이른바 '벽치기 유세'가 지역민의 표심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벽치기 유세는 김 후보가 청중이 없는 아파트 밑에서 베란다 등 벽 쪽을 바라보며 혼자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변변한 지역 기반이 없었던 김 후보는 경북고 선배인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와의 경쟁에서 패했다. 이한구 후보와 표차는 1만4천여표였다.

보수 일색인 대구에서 39.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17대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한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득표율 12.2%를 크게 웃돌았다.

김 후보는 낙선한 뒤에도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겠다며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민들을 만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도 그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고 대구시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보수 텃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당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게 패했다. 시장 선거 때 득표율은 40.3%를 기록했다.

두 번의 선거에 연거푸 진 뒤에도 김 후보는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민들을 만났다.

2016년 20대 총선에 다시 도전해 그는 당선됐다. 대구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이룬 성과였다.

김 후보가 2016년 당선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이었던 정당은 31년 만에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한 지역구에서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 총선(1971년)을 기준으로 보면 45년 만에 민주당 계열에서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이다.

20대 총선에 당선된 뒤 김 후보는 행정안전부 장관(2017∼2019년)을 지내면서도 자주 지역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21대 총선에 도전하면서는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개혁하겠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면서 변한 민심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한 유권자(황금동)는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김부겸 후보와 지역 지지자들의 꿈은 당분간 이루기 힘들게 됐지만, 그가 지역 사회에서 해낸 공적은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기억할 것으로 본다"며 "김 후보가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8년 동안 땀과 눈물을, 대구를 위해 다 쏟았다. 충심이기에 왜 인물을 키워야 하는지도 말씀드렸다"며 "여든 야든 지도자적인 인물을 못 키우면 대구는 앞으로 10년 이상 정치적 주변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썼다.

그는 오후 선거사무소에서 "선거에 패배했지만 시민들에 대한 도리 등 나머지 후속 조치는 계속 내가 맡겠다"며 "시도민들의 마음을 열심히 읽고, 조금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소감을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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