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500년 전 신라 장수 '말 갑옷'…740개 조각 맞춰보니

입력 2020-04-07 21:47 수정 2020-04-09 11:5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1500년 전,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의 갑옷을 보고 계십니다. 이렇게 복원을 하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2009년, 경주의 한 무덤에서 발견됐던 갑옷의 740개 철 조각을 맞춰봤더니 신라 사람들은 작달막한 조랑말을 탔던 걸로 보입니다.

문상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구려 고분 속 벽화에서 봤던 철갑옷을 두르고 달리는 말의 모습.

삼국시대의 말은 그림으로 또 토기로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말의 갑옷으로 불리는 마갑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11년 전, 경주 도심에 자리 잡은 쪽샘 지구의 한 무덤에서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의 갑옷이 발견됐습니다.

2.9m 길이에 무게만 36kg, 갑옷 비늘의 개수도 740개에 달했습니다.

1500년 동안 땅속에서 잠자던 이 갑옷은 복원하기까지만 10년이 걸렸습니다.

화석처럼 땅에 묻힌 갑옷이 혹여나 훼손될까 봐 크레인으로 유물을 감싼 흙덩이를 통째로 들어 올렸습니다.

이 흙더미 무게만 28톤이나 나갔습니다.

냉방과 제습 시설이 갖춰진 가건물까지 세우고 철 조각 하나하나를 맞췄습니다.

앞서 28년 전, 경남 함안에서 발견된 아라가야의 마갑은 얼굴과 몸을 다 감싸고도 엉덩이는 그대로 노출돼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복원된 말의 옷은 말 그대로 온몸을 감싸는 온전한 형태입니다.

신라 장수가 탔던 말은 어깨높이가 평균 128cm로 조랑말과 비슷한 크기로 추정됩니다.

흔히 말 갑옷 하면, 중세 유럽 기사들이 탄 큼지막한 말을 떠올리는데, 당시 신라 사람의 말은 다소 키가 작고 다부졌습니다.

말은 중무장한 무사까지 120kg 정도를 지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의 갑옷이 국가적 행사에 쓰인 의례용이었는지, 진짜 전쟁에 나선 실전용이었는지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신라 무사와 말의 갑옷은 두 달 뒤부터 국립 경주 박물관에서 전시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교황도 '나홀로 미사'…부활절 앞둔 세계 성당·교회 피아노 연주에 달밤 체조…세계 곳곳 '발코니 응원' 천주교 "무기한 미사 중단"…조계종도 '법회 중단' 연장 '구름빵'에서 '이상문학상'까지…이상한 저작권 '오페라의 유령' 배우 확진 '120여 명 격리'…공연계 비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