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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입학 대목인데"…신종코로나 직격탄에 화훼농가 '휘청'

입력 2020-02-06 15:43

졸업·입학식 축소·취소에 판매량·가격 '뚝'…"난방비도 못 건져"
농민들 "농사지으면서 이런 상황 처음…사태 빨리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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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입학식 축소·취소에 판매량·가격 '뚝'…"난방비도 못 건져"
농민들 "농사지으면서 이런 상황 처음…사태 빨리 끝나길"

"졸업·입학 대목인데"…신종코로나 직격탄에 화훼농가 '휘청'

"꽃 소비가 많은 졸업·입학 시즌이 왔지만, 한숨만 나오네요…."

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장미를 재배하는 탁석오(66)씨의 말에선 근심이 묻어났다.

전국 화훼 농민들은 연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각급 학교 졸업 및 입학 시즌을 맞았지만, 큰 시름에 잠겨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졸업과 입학식이 줄줄이 축소 또는 취소되면서 화훼농가와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고양시 덕양구 화훼단지 내 4천290㎡에 하우스 7동을 설치해 40년째 장미 농사를 이어오고 있는 탁씨의 농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미 출하가 한창일 졸업 시즌인 지금 허탈하기만 하다.

전날 서울 양재동 유통공사에 50단(1단 = 장미 10송이)의 장미를 내놨지만, 고작 10분의 1인 5단만 팔렸다고 했다. 나머지는 모두 폐기처분을 앞두고 있다.

탁씨는 "예전 이맘때 장미 한 단의 가격이 1만원에서 1만 2천원 했는데 지금은 4천원밖에 안 간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난방비만 2천여만원이 들었는데 이를 갚을 길이 막막하다. 빨리 신종코로나가 사태가 끝났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구 동구 불로화훼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불로화훼단지의 한 농원에는 곱게 핀 철쭉, 영산홍 등이 심겨 있는 화분과 각종 분재, 난 등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지만 손님이 없어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주변 가게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불로화훼단지 안에는 꽃과 묘목 등을 판매하는 가게가 70여곳 있다.

해마다 졸업·입학 철이면 꽃 등을 구매하기 위해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올해는 신종코로나 확산 여파로 손님이 뚝 끊긴 상황이다.

일부 가게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부산 강서구와 경남 밀양에서 장미 농사를 22년째 하는 강재희씨는 4일 밀양에서 장미 1천500단을 폐기했다.

강씨는 "(화훼유통단지에) 꽃을 팔러 나가도 경매가 계속 유찰되고 있다"며 "주변 소규모 농가들의 피해가 심각해 대규모 농가인 우리가 공급 조절을 위해 꽃을 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졸업·입학 시즌 대목만 바라보고 난방비 들여가며 꽃을 키웠는데 경매에 참여해도 계속 유찰되고 있다"며 "20여년 장미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현수막이라도 내걸어 정부에 대책을 호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농협 부산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현재 장미꽃 1단은 4천∼6천원가량(경매가 기준)에 중도매인에게 판매되고 있다.

경매가에서 수수료 7%를 제하면 농민들이 난방비도 못 건진다고 하소연했다.

농협 부산 화훼공판장 기준으로 지난해 졸업과 입학 시즌 장미꽃 1단은 1만2천∼1만5천원에 경매됐다.

국내 최대 장미수출업체인 전북 로즈피아는 신종코로나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장미 출하량이 절반으로 줄고 가격도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예년에 2만5천∼3만 단이던 장미 출하량은 신종코로나 이후 1만5천단으로 줄었고, 1만원이던 장미 1단(10송이) 가격도 5천원으로 떨어졌다.

이달 2일 열린 장미 경매에서는 경매량의 32%가 유찰됐다.

유찰된 장미는 고스란히 폐기해야 한다.

이광진 로즈피아 전무는 "졸업·입학 대목인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졸업식은 물론, 지자체 행사까지 줄줄이 취소되면서 장미 농가들은 울상"이라며 "꽃은 농산물과 달리 택배 판매도 불가능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무는 "신종코로나로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 보니 판매 행사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음 달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러시아로 수출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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