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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뜸 들이던 사이…이정현, '종로 출마' 선언

입력 2020-02-04 18:26 수정 2020-02-04 18:34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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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오늘(4일) 청와대 앞에서 종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종로에는 그동안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출마 여부가 관심이었는데, 이 의원이 먼저 깃발을 꽂은 겁니다. 관련 소식 오늘 조 반장 발제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황교안 '종로 출마' 뜸 들이던 사이, 이정현 '선수' >

"쫄리면 죽으시든지"

벌써 한 달째 종로 출마를 놓고 좌고우면 중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 황 대표가 뜸만 들이는 사이에 과감하게 깃발을 꽂은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무소속 이정현 의원입니다.

[이정현/무소속 의원 (화면출처: 유튜브 '이정현사랑방') : 정치인은 선거로 정치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앞장서서 저 좌편향 급진 집권 세력의 장기 집권전략을 부수기 위해 종로에 출마하는 것입니다.]

보수의 불모지인 전남에서 재선에 성공했던 이 의원. 공들였던 호남을 떠나 수도권에서 도전한다고 밝혀 조금 의아했었는데 험지이자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를 선택한 겁니다. 출마 선언 장소도 청와대 앞이었습니다. 입장이 곤란해진 건 황 대표입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종로 출마 관련된 기사들이 나오고 있어서…) 예,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결국 뜸만 들이다 상황만 더 어려워진 겁니다. 이 의원이 먼저 종로 카드를 꺼내 들면서 황 대표가 종로를 선택한다 해도 효과는 반감되겠죠. 보수표가 분산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자들이 꼬치꼬치 캐물었을 때, 종로 출마 여부를 확실히 이야기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홀로 남겨진 손학규 "이찬열, 너마저…" >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로마를 호령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한때 영웅이었던 그는 자객의 손에 허무하게 죽고 맙니다.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은 자객 중에 한 명 "브루투스 너마저"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을 당한 겁니다. 실제로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너마저"란 말을 남겼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후대에 셰익스피어가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브루투스가 카이사르를 죽였던 이유 아시나요?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는 카이사르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로마를 더 사랑합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오늘 탈당을 결행했습니다. 이 의원 정치권에 단 한 명 뿐인 손학규계 직계로 통했습니다.

[이찬열/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10월 21일) : 수원시 장안구에서 민주당에 공천을 받아서 어느덧 3선 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당원들은 물론 손학규 대표님의 도움과 은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의원 출신이던 이 의원을 발탁해 3선 의원 반열에 올려놓은 건 누가 뭐래도 손 대표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원이 당권파 가운데 가장 먼저 손학규 대표 곁을 떠난 겁니다. 이 의원 탈당의 변은 이랬습니다.

[이찬열/바른미래당 의원 (음성대역) :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습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의원 손 대표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다, 손 대표와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 잊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제가 두려운 것도, 믿는 것도, 오직 장안주민 여러분뿐입니다." 나는 카이사르를 사랑한다, 그러나 로마를 더 사랑한다, 손 대표에 대한 마음은 변치 않을 거다, 그러나 제가 믿는 건 장안주민뿐이다, 이 의원과 브루투스의 말, 묘하게 오버랩됩니다.

만덕산이 내려가라 한다, 명언과 함께 정계에 복귀했던 손 대표. 7공화국을 만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었습니다.

[손학규/당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2016년 10월 20일) :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 주십시오.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겠습니다.]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에도 소걸음으로 정말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그 결과, 최 측근마저 당을 떠나며 등 짐이 또다시 텅 비게 생겼습니다. 손 대표, 지금 무슨 생각이 들까요. 정말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 '용퇴' 버틴 하위 20%…민주당 '자객 카드' 만지작? >

카이사르처럼 자객에게 당할까봐 걱정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자객 공천' 일본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원조인데요. 2005년 선거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우정민영화 반대파들에게 자객을 보내 줄줄이 낙마를 시켰습니다. 아무나 보낸다고 자객이 될 순 없겠죠. 명분이 중요합니다. 기득권 세력을 척결하겠다며 지명도 높은 여성들을 대거 자객으로 내보냈습니다. 한마디로 물갈이를 한 겁니다.

민주당이 '자객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는 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당 하위 20% 의원들입니다. 퇴로를 열어주겠다며 명단도 철통보안에 붙였는데, 정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한명도 없습니다. 마피아 게임하듯 아닌 척 버텨보겠다는 겁니다.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기대했던 민주당 지도부 작전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영입인재들을 대거 하위 20% 지역 경선에 투입하겠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 (음성대역) : 영입인재의 하위 20% 의원 지역구 투입은 영입인재에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도 보장해주고, 자발적인 (불출마) 움직임이 없는 하위 20%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효과도 있다.]

영입인재들의 배치를 위해 공천심사 추가 공모도 받겠다는 계획입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하위 20% 의원들입니다. 영입인재가 자신의 지역구에 투입된다면, 비공개로 한다던 그 명단 사실상 그대로 드러나는 셈이 됩니다. 더욱이 하위 20%는 20% 감점, 정치신인은 20% 가점을 받습니다. 아무리 현역 의원이라도 경선에 승리하긴 어려운 조건입니다. 하위 20% 의원들에게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보입니다. 과감히 용퇴를 하느냐, 무모하지만 경선에 나가 승부를 보느냐 아니면 당을 떠나느냐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고민이 깊을 듯합니다.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황교안 '종로 출마' 뜸 들이던 사이, 이정현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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