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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 성금' 도난 용의자 체포…기부금 되찾아

입력 2019-12-30 18:33 수정 2019-12-30 18:34

'얼굴 없는 천사'가 알려준 곳에 성금 상자 없어
추적 끝에 충남 논산-대전에서 용의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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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가 알려준 곳에 성금 상자 없어
추적 끝에 충남 논산-대전에서 용의자 체포


[앵커]

20년째 연말이면 어김없이 전주의 한 주민센터에는 보낸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기부금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 기부금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가 기부금을 가로채서 도망간 건데요. 범행 4시간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취재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영재 기자, 먼저 돈이 어떻게 없어진 건가요?

[기자]

네, 기부금이 없어진 건 오늘(30일) 오전 10시쯤입니다.

비슷한 시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주민센터 앞 사과나무 아래에 기부금 상자를 뒀으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전화였습니다.

20년 째 기부를 하고 있는 '얼굴없는 천사'로 알려진 기부자 전화였습니다.

그런데 주민센터 직원이 나가 보니 알려준 위치에 종이상자는 없었습니다.

처음이었다면 장난전화로 오인할 수도 있지만, 20년 동안 한 번도 이런 적 없이 매년 수천만 원을 꼬박꼬박 기부받고 있었는데요.

주민센터 측은 그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범인은 어디서 잡혔나요? 기부금은 찾았나요?

[기자]

네, 출동한 경찰이 CCTV를 분석해 한 SUV 차량을 추적했습니다.

용의자는 30대 중반의 남성 2명이었는데요.

이 차량을 이용해서 충남지역으로 빠져나간 게 CCTV에 찍힌 겁니다.

경찰은 4시간 만에 이들을 충남 논산과 대전에서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갖고 있던 기부금 6천만 원도 되찾았습니다.

이들은 구체적 사건 경위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대로라면 되찾은 6천만 원은 얼굴없는 천사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기부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게 지인을 참고인으로 불러 뜻을 재확인하고 주민센터로 돌려줄 계획입니다.

[앵커]

어쨌든 다행입니다. 매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주인공. '얼굴없는 천사'가 과연 누굴까, 정말 궁금한데요. 혹시 알려진 게 있을까요?

[기자]

20년 째 연말만 되면 노송동 주민센터에 기부를 하고 사라지고 있어 아무도 정체는 모릅니다.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4천원을 놓고 간 이후로 매년 기부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 동안 기부한 금액만 6억 8백여 만 원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아 동네에선 '얼굴없는 천사'로 불립니다.

돈이 든 상자에선 지폐뭉치와 동전이 가득찬 돼지 저금통,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늘 적혀있었습니다.

이 선행을 기리기 위해 주민센터 옆에는 천사 기념관도 세웠습니다.

주민들은 10월 4일은 천사의 날로 지정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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