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성탄절 분위기 가득한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지난 4월 큰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에선 이재민 수백 명이 여전히 좁은 임시주택에서 성탄절을 맞아야 합니다. 상인들은 "보상도 제대로 못 받았다"고 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87살 김계옥 할머니가 방 안을 정리합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김 할머니는 8개월 전 산불로 집을 잃었습니다.
[김계옥/강원 고성군 성천리 : 지금도 그 생각하면 눈물이 자꾸 나. 하도 혼나서…]
82살 김태희 할머니가 TV를 봅니다.
딱히 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산불이 나기 전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할머니의 하나뿐인 바람입니다.
[김태희/강원 고성군 용촌리 : 속이 놀라서 그런지 어떻게… 갑갑해요. 그래서 내가 집을 얼른 짓든지 해야지.]
지난 4월 산불로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만 1천 200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500명이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20제곱미터 남짓한 조립식 임시주택에서 추운 겨울을 나야 합니다.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더 춥습니다.
건축자재를 팔던 도매상에 산불에 타고 남은 것들이 벌겋게 녹이 슨 채 버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복구에 나설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피해 금액이 평가 과정에서 반토막 났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그마저도 60%만 배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점만/강원 고성군 용촌리 : 뭐 어떻게 재기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이 많은 걸 어떻게… 막막합니다. 정말로…]
성탄절 전날인 오늘(24일) 산불 피해 이재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날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