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Talk쏘는 정치] 광주 모텔 방화범, 범행 동기 횡설수설

입력 2019-12-23 18:33 수정 2019-12-23 18: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안녕하세요. 톡 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어제(22일) 광주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방화사건, 투숙객 1명이 불을 질러 2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치는 큰 사고였는데요. 일부는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경찰은 투숙객 39살 김모 씨를 긴급 체포해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라이터로 베개를 태우고 화장지로 불길을 키웠다"며 자신의 방화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선 "누군가 나를 위협해 방화를 저질렀다" "여자가 쫓아온다"는 등 횡설수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김씨의 정신 감정을 의뢰하고 프로파일러를 조사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경찰이 김모 씨를 범인으로 특정한 데는 CCTV가 결정적이었는데요. 모텔을 향해 걸어가는 김씨, 양 손에 두툼한 가방과 비닐봉지를 갖고 있었고 모텔로 들어간지 6시간 뒤 그가 묵었던 3층 객실에서 불길이 시작됐습니다.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모텔 안은 열기와 시커먼 연기로 아수라장이 됐고 깊이 잠들었던 투숙객들은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텔 화재 부상자 (어제) : (불이) 얼핏 보기에는 그냥 복도 라인에 양쪽에 쭉 있었어요. 연기가 다 가려져서 땅만 보고 찾았거든요. 진짜 문 안 열릴 때 '아, 이러다 죽는구나', 조금만 늦었어도 저는 바로 죽었을 거예요. 숨을 한번 쉬니까 연기가 막 들어오니까 어지럽고 쓰러지려고 했는데 그 찰나에 겨우 탈출했어요. 비상구 겨우 찾아가지고…]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200여 명의 인력과 20대의 소방차를 투입해 약 20여 분 만에 빠르게 불을 진화했습니다. 특히 새벽시간에 발생해 화재 경보음 조차 못 듣고 자던 투숙객들을 향해 소방관들이 벽이나 문을 큰 소리로 두드려 위기를 알린 것도 탈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렇게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대응했는데도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 스프링클러 같은 안전장비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현행법상 지상 6층 이상 건물에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돼 있지만 이번에 불이 난 모텔은 5층짜리 건물로 설치 의무가 없습니다.

얼마 전 신생아와 산모 등 3백여 명이 긴급 대피했던 일산 산부인과 화재부터 멀게는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까지 모두 초기 진화에 가장 중요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후 소방 기준을 강화해 지난 8월부터 병원급 의료기관은 층수나 면적에 상관없이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하도록 법령을 개정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사각지대에 놓인 곳은 더 많습니다. 미비한 법률 개정 문제와 안전불감증 역시 한 몫 하고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합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어떤 부분이 좋은지 홍보와 계도를 아끼지 말아야 되고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비용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홍보와 계도를 통해서 국민들한테 널리 알리는 이런 방안이 필요하겠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스프링클러 논란, 사고가 났을 때만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법제화는 물론이고요. 스프링클러 설치 시 비용이 드는 만큼 필요성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관계 당국의 현실적인 눈높이 교육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광주 모텔 화재, 30여명 사상…"30대 투숙객, 베개에 불붙여" 일산 산부인과서 화재…신생아 등 350여명 '위기일발' 정부가 지원해도…'스프링클러 설치' 꿈도 못 꾸는 고시원 '49명 사상' 김포 요양병원 화재…"스프링클러 작동 안 해" 또 작동 안 한 스프링클러…요양병원 화재로 2명 숨져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