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종 집회로 청와대 근처가 조용할 날이 없는데요. 저희가 몇 차례 전해드린 대로 그 근처에는 소리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 시각장애 아이들이 다니는 맹학교가 있습니다. 오늘(21일) 학부모와 졸업생들이 거리로 나와 시각장애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배려를 해달라고 항의했는데요.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맹학교학부모회와 졸업생들이 민주노총의 집회지 바로 옆에서 현수막을 들었습니다.
[조용히 살고 싶다! (조용히 살고 싶다!)]
[다시는 오지 마!]
지나가는 참가자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아저씨, 좀 보세요. 우리가 오죽하면 이러겠느냐고요.]
[학습권과 이동권을 보장해야죠. 우리랑 얘기 좀 해.]
이들은 청와대 인근에서 이어지고 있는 집회 시위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지난 7월부턴 민주노총이, 10월부터는 한기총이 청와대 앞에서 노숙을 하면서 6개월간 고통에 시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민주노총은 맹학교 학부모 측 요구로 수업이 없는 주말에 모였고, 최근에는 청와대 인근에서 노숙을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매주 효자동을 행진하는 극우집회 참가자들에게도 항의는 이어졌습니다.
[너희는 한 번인데 우리는 매일이다!]
[우옥순/시각장애인 가족 : 시각장애인들은 소리에 예민하기 때문에 소리에 방해를 받으면 모든 게 다 흐트러진다고 볼 수 있어요.]
집회시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학교와 직장 때문에 청운동과 효자동을 오가야 하는 시각장애인의 상황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강윤택/시각장애인 : 어떤 이유로든 집회는 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이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