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승패를 떠나 이세돌다운 바둑을 두겠다" 인공지능 한돌과 1승 1패를 주고받은 이세돌 9단이 고향에서의 마지막 3국을 앞두고 약속한 말이었죠. 비록 한돌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치밀한 수싸움과 공격적인 바둑으로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는데요.
이세돌 9단의 마지막 은퇴대국, 조익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흑 두 점이 깔린 상태에서 백 첫수를 둔 한돌.
초반부터 이세돌 9단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11%로 시작한 승률 그래프를 백 43수 만에 57%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 9단도 그대로 물러나진 않았습니다.
흑 42수, 특유의 묘수를 찾아내며 승률 그래프를 18%로 한 번에 끌어내렸습니다.
치열한 수싸움 속에 엎치락뒤치락 공방을 주고받던 이 9단과 한돌.
한돌 특유의 두터운 바둑이 다시 이 9단을 압박했습니다.
다음 수까지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초읽기까지 몰렸습니다.
끝까지 공격적인 바둑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결국 180수 만에 돌을 내려놨습니다.
1승 2패로 은퇴대국을 마무리한 이 9단.
마지막 3국을 복기하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세돌/바둑기사 :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한돌은 접바둑으로 따지면 아직 그렇게 강하다고는 좀 인정하기 그래요.]
또 한 번의 '신의 한 수'는 없었지만, 이세돌다운 '인간의 한 수'를 남겼습니다.
(화면제공 : 바둑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