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립 영화라고 불리곤 하죠. 올해를 수놓은 작은 영화들입니다. 제작비도 적고, 마케팅도 충분하지가 않아서 흥행하고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올해는 이 작은 영화들이 유난히 빛났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벌새'"힘들고 우울할 땐 손가락을 봐.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데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중학생 소녀의 평범한 일상을 비췄을 뿐인데 가족의 폭력과 입시지옥, 성수대교 참사까지 성공만 바라보며 어긋난 희망을 품고 살았던 우리의 1990년대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만 명만 넘어도 흥행이라 하는 독립영화 현실에서 15만 가까운 관객이 이 영화를 봤습니다.
베를린 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40개가 넘는 상이 뒤따랐습니다.
영화 '우리집'"우리집은 진짜 왜 이러지?"
가난 때문에 이사를 자주 할 수밖에 없는 가족, 가장 힘든 이는 어쩌면 아이들일지 모릅니다.
영화 '집 이야기'"너 그러다 평생 반지하 산다. 그게 어떠냐? 정붙이고 살면 거기가 내 집이지."
집의 가치는 가격이란 숫자로 매겨지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연과 추억 덕에 의미가 있다 말합니다.
독립영화의 카메라는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상업영화가 미처 비추지 못한 곳을 들여다봤습니다.
우리 주위의 당연한 일상, 그 속에 어쩔 수 없는 빛과 어둠을 주시합니다.
올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영화 '기생충'은 권력층의 부조리를 꼬집은 봉준호 감독의 25년 전 독립영화 '지리멸렬'에서 피어난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다른 세상을 꿈꾸며 작은 영화들이 보여준 상상력과 자유로움.
어쩌면 관객들은 상업 영화에서 찾을 수 없던 색다른 시선에 더 공감했는지 모릅니다.
(화면제공 : 서울독립영화제)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