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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신의 한 수…알파고도 한돌도 78수에 '백기'

입력 2019-12-18 16:31

이세돌 vs 한돌 1국, 3년 전 이세돌 vs 알파고 4국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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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한돌 1국, 3년 전 이세돌 vs 알파고 4국 데자뷔

이세돌의 신의 한 수…알파고도 한돌도 78수에 '백기'

"이번에도 78수다. 소름 돋는다."

국산 바둑 인공지능 '한돌'이 이세돌의 78번째 수에 무너졌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한돌과 벌인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흑 불계로 승리했다.

이세돌도, 한돌 개발사인 NHN도 당황할 만큼 예상 밖의 결과였다.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을 넘어선 지 오래다.

2016년 3월 이세돌이 알파고와 5번기를 벌여 1승 4패로 패했을 때부터다.

이 '알파고 쇼크'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을 '바둑 스승'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그 이후 바둑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발전했다. 한돌은 올해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이 분야 실력자다.

그렇기 때문에 이세돌은 한돌과 정면 대결을 하지 않고, 2점을 먼저 까는 접바둑을 뒀다. 한돌의 실력이 자신보다 위에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돌은 너무 일찍 쓰러졌다.

이세돌의 흑 78수가 좋았다.

이세돌이 우변에서 한돌의 포위망에 걸려든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세돌은 중앙 78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한돌은 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요석 3점을 잡히고 말았다.

한돌의 승률은 뚝 떨어졌다. 의미 없는 수를 몇 개 두던 한돌은 항복을 선언했다. 불계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세돌이 78수로 인공지능에 혼란을 일으킨 것은 2016년 알파고 4국 때와 똑같다.

2016년 3월 13일, 이세돌은 백 78수로 알파고의 백기를 받아냈다.

알파고가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집을 만든 상황. 이세돌은 78번째 수로 중앙 흑 한 칸에 끼우는 묘수를 뒀다.

알파고는 알 수 없는 수를 남발하다가 자멸했다.

이창율 NHN 게임 AI 팀장은 "한돌은 78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돌의 승률은 계속 오르고 있었는데, 79수부터 승률이 확 떨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알파고 때 이세돌 9단이 78수로 이긴 것을 기억한다. 소름이 끼친다"라고 감탄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78수에 대해 "프로라면 누구나 그렇게 두는 당연한 수였다"고 밝혔다.

이세돌은 "알파고 때는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 그와 달리 이번 수는 너무 당연한 수였다. 한돌이 그렇게 한 게 너무 의외다"라고 덧붙였다.

한돌을 당혹게 한 78수가 묘수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이세돌의 생각이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할 때 둔 78수를 회고할 때도 '버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꼼수'였다고 말하고는 한다.

한돌은 자존심을 구겼다.

NHN의 이 팀장은 "시스템이 문제가 없는지 안정성을 확인해서 2국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국은 이세돌과 한돌 모두 핸디캡 없이 맞바둑으로 승부를 겨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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